[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인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저는 통합진보당의 강령에 찬성하지 않고 이석기 의원의 언행도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당시 황당무계하다는 표현으로 글을 쓴 적이 있지만, 정당해산 결정은 선진 민주주의국가에선 그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연 대표가 통진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해산심판 결정을 앞두고 사실상 ‘해산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새정연의 인재근 비상대책위원은 최근 통진당 해산에 반대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 인 의원 주장에 적극 찬동한 의견이 나온 사실도 없다. 인 의원은 야당내 진보좌파를 대변해온 고(故) 김근태 의원 부인이기 때문에 그의 발언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새정연 대표가 통진당 해산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셈이다.
문 비대위원장이 “통진당 해산 반대”를 외치기 앞서 9일 함세웅 신부와 김상근 목사, 이창복 민화협(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고문, 정진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소장 등 재야·시민사회·종교계 대표들이 새정연 지도부를 찾아 정당해산 반대 입장에 서줄 것을 요청했다. 결국 재야 진보좌파들의 요구를 문 비대위원장이 수용해 “통진당 해산 반대”에 총대를 멘 셈이다.
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오늘은 세계인권선언의 날”이라고 상기시킨 뒤 이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등은 한마디로 말하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비판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실현을 위해서 꼭 있어야 할 권리”라며 “모든 국민의 100% 대통령을 약속한 청와대와 정부는 국민통합은커녕 이분법과 진영논리에 매몰돼 반대 또는 비판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모두 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이 “통진당 해산 반대”를 주장한 비대위회의에는 박지원·정세균 비대위원이 참석했다. 그 두 사람은 이에 대해 별언급을 하지 않았다. “찬성”이라는 얘기다. 문 비대위원장과 동시에 당권 주자인 문재인 의원 역시 10일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청구는 정치적 결사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나라도 1987년 6월 항쟁 이후 민주화의 길을 걸으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인권에 있어서도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 와서 대한민국의 인권은 부끄러운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새정연은 2년 전 통진당 이정희 대표와 ‘야권연대’를 맺은 민주당 후신이다. 통진당-민주당 연대 속에 ‘내란음모’의 이석기 의원이 탄생한 셈이다. 새정연은 이석기 출현에 원죄(原罪)가 있다. 새정연이 통진당 해산에 찬성하기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다.
새정연은 애국가와 태극기를 무시한 통진당이 국회에서 활개치고, 이석기 의원에게 금배지를 달아준 책임을 의식해야 한다. 특히 “정당해산 결정은 선진 민주주의국가에선 그 전례가 없다”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얄팍한 지식은 큰 문제다. 서독은 이미 서독 공산당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정당으로 강제 해산한 바 있다. 해산뿐만 아니라 서독 공산당 의원의 의원직까지 박탈했다. 사실관계조차 무시한 문 위원장 발언은 큰 유감이다.
새정연 홍익표 의원은 최근 ‘종북 토크쇼’의 재미교포 신은미를 국회에 초청하겠다고 했다가 비난이 쏟아지자 취소했다. 또 ‘통일의 딸’ 임수경 의원은 평양원정출산녀 황선-신은미 토크쇼에 출연했다. 새정연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통진당 해산 반대” 주장이 이들의 모습과 오버랩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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