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재미동포 신은미씨가 결국 미국으로 추방당했다. 만삭의 몸으로 평양을 방문해 딸을 낳아 ‘평양 원정출산녀’ 별명이 붙은 황선 전 민노당 부대변인과 소위 ‘종북토크쇼’로 한 몸에 비난을 받고 경찰에 불려 다니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결국 시민권이 있는 미국으로 축출된 것이다.
신씨는 앞으로 5년 동안 국내에 입국이 금지됐다. 유엔 총회가 북한을 최악의 ‘인권탄압국’으로 지목하고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해야한다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상황에서 북한을 미화(美化)한 신씨 모습을 TV에서 보지 않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이다.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다.
신씨의 소동을 접하면서 느낀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정말 큰일 났다’는 점이다. 여러 차례 북한에 들어가 북한 당국이 보여주는 것만 보고 돌아와 오마이뉴스에 북한방문기랍시고 외눈박이식 여행기를 연재해도 누구 하나 제지하지 않고, 심지어 문화관광부는 그녀가 북한 실상을 왜곡하며 북한 정권과 체제를 미화한 사실상의 ‘종북(從北) 도서’를 우수한 문학도서로 장기간 떠받들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문화부는 신씨가 2012년 펴낸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2013년 6월 ‘우수 문학도서’로 선정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후다. ‘책 읽는 사회 문화재단’이 주관했다지만, 우수 문학 도서 선정·보급 사업을 추진·지원한 문화부 책임이 크다. 문화부는 정부 예산으로 전국 도서관·청소년시설·교도소 등에 1000권이나 보급했다. 신씨의 ‘종북콘서트’가 국민적 분노를 일으킨 뒤에도 문화부는 50일 가까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다가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자 신씨 도서를 ‘우수 문학도서’에서 뺐다. 문화부가 아니라 ‘무뇌부(無腦部)’라고 비난받아 싸다. 우리 문화 예술계에 뿌리 내린 친북좌파들의 입김이 그만큼 막강하다는 증거다. 문화부가 신씨 도서를 제외시키면서도 “문화재단 측이 취소 의사를 밝혀 수용했다”고 남의 말하듯 했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검토하겠다”고 둘러댄 것도 마찬가지다. 이게 박근혜 정부의 문화부다.
문화부만이 문제가 아니다. 통일부는 아예 신 씨를 통일부 자체 홍보영상에 등장시켰다. 2013년 9월 11일 통일부 UniTV가 기획, 방영한‘서울-평양 기획 시리즈’2편 ‘서울-평양의 타임머신, 세 여인’에 신씨가 출연한 것이다. 신씨는 “(평양은) 갈 때마다 차들이 많이 늘어나요. 국내 생산 차량도 늘어나지만 외국 차도 많이 보이고, 아주 활기차 보였습니다”라고 선전했다. 이 프로는 통일부 정책협력과가 기획 제작했다.
통일부는 “신씨가 종북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 아니었고 언론에도 소개된 인물이어서 섭외했다”고 핑계를 댔다. 그러나 신씨가 소개된 언론은 오마이뉴스다. 또 신씨는 작년 재미동포전국연합회(KANCC) 홈페이지에 ‘북한 방북기’를 싣고 “외조부의 ‘악행’, 제가 대신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외할아버지(제헌의원)는 자신이 밀어붙인 국가보안법이 천하에 몹쓸 법이 될 줄 상상이나 해보셨을까”라고 주장한 인물이다. 통일부가 그런 인물을 통일부 상징 홍보물에 동원한 격이다. 통일부는 신씨의 종북콘서트가 문제되자 동영상을 삭제했다. 이것 역시 박근혜 정부의 통일부다.
신은미와 전국을 돌아다니며 ‘종북토크쇼’를 벌인 황선은 1998년 방북 후 판문점을 통해 남쪽으로 내려오기 전날 일기장에 “조국(북한)이 내게 준 사랑 배신해서는 안 된다. 어머니 조국이여 부디 안녕…”이라며 북한을 ‘어머니 조국’, ‘사회주의가 구현되고 있는 조국’이라고 표현했다. 이들이 활개칠 수 있는 대한민국이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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