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국회의원회관에 뿌려진 CD는 `박근혜와 ○○○의 밀착관계’`육영재단 분규와 재산싸움’등 1990년대 초 보도된 일간지와 주간지 기사 17건이 담겨 있다. 발신처는 `긴급조치 피해자 가족협의회’다. CD에는 주소와 전화번호도 적혀 있지만 일반 가정집 전화번호로 확인됐다. 오래전 사라진 의혹의 유령이 다시 여의도를 뒤덮는 불길한 모습이다.
앞서 이달 초에는 이 전 시장을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문서가 국회의원회관에 배달됐다. 우편물에는 이 전 시장과 동업을 하다 이 전 시장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미국으로 도주해 현지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김모 씨와 이 전 시장의 관계 등이 담겨 있다. 이 우편물의 발신처 또한 `언론을 사랑하는 사람 모임’이라는 유령단체다.
발신처가 유령조직인데도 박 전 대표측은 이 전시장 측을 의심하고 있다. “특정 대선주자 지지단체가 최근 사생활 폭로 운운했던 것을 보면 CD 유포는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것으로, 의심되는 곳은 한 군데 밖에 없다”고 이 전 시장 측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측은 “CD를 본 적도 없고 아는 바도 없다. 박 전 대표 측이 근거 없이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적은 외부에 있는 데 집안싸움만 벌이는 모습이 한심하다.
2002년 한나라당은 김대업과 설훈이라는 희대의 폭로전문가의 허위 폭로로 주저 앉고 말았다. 서청원 전 대표에 따르면 김대업 사기극으로 “한나라당이 6개월을 허송했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폭로는 사실여부가 확인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이번 이-박 두 사람을 노린 유인물과 CD도 거기에 해당된다. 두 사람은 상대를 의심할 게 아니라 “이런 음해 비방에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자세로 결속하는 게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적은 외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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