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북한을 방문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북측에 개성~서울간 남북 대운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와 함께 방북했던 이화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29일 “한강 하구를 평화지역으로 선포하고 이곳 골재를 공동 채취하고 운하를 만들자는 방안을 북한 아태평화위에 제안했다”고 공개했다. 한반도 대운하를 비난하던 입으로 남북운하 운운한 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이 전 총리는 최근 “(이 전 시장의) 대운하 구상은 시도 자체가 무모하며, 미래에 대해 무책임한 `3무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비난했다. “개발독재시대의 `묻지마 건설’ 이란 말도 덧붙였다. 그런데 개성~서울간 남북 대운하 구상을 북한에 제안했단다. 운하가 필요하다면 한반도 전체 차원에서 접근해 들어가야 마땅하다. 그런데 개성~서울 운하는 필요하고 한강~낙동강 운하는 `묻지마 건설’이라는 주장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이다.
이 의원은 또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구역에서 32억t의 모래를 파낼 수 있다. 이 모래 양은 남한 전체는 32년, 수도권은 86년 사용할 양으로, 남북 공동 개발시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이 대운하 건설비용을 모래 준설로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히자 터무니 없다고 매도한 장본인들이 과연 누구란 말인가.
이 의원은 “이 프로젝트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정상 합의가 있어야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권관계자는 “향후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정식 의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를 제대로 검토나 해보고 개성~서울 운하건설을 연구했는지, 북한 비위를 맞추기 위해 검토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범 여권의 남북 운하 구상이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에 맞불을 놓는 성격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운하를 판다면 그건 남북관계나 지엽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를 놓고 접근하는 게 옳다. 그런데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는 `환경재앙’을 몰고 온다고 비난하고 남북 운하는 모래를 파 매각하면 비용이 적게든다는 이유를 내세운다면 누가 호응하겠는가.
이 전 시장 측은 한반도 대운하에 관한 토론을 제안했다. 차제에 한반도 대운하와 남북 운하를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철저히 검증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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