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때 이른 폭염으로 전국이 난리다. 아직 오월인지라 심정적으론 봄인데도 한낮기온이 섭씨 30도를 훨씬 웃도는 곳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자 ‘웬 오월 불볕더위냐’며 아우성을 지르고 있는 거다. 대구 경북 내륙 일부 시군은 어제까지 벌써 나흘째 34도를 넘나들고 있다. 올 들어 첫 폭염주의보도 며칠 전부터 내려졌다. 이는 지난해보다는 1주일, 2012년에 비해선 한 달이나 빠른 것이다. 봄의 끄트머리에서 앞질러 찾아온 이 불볕더위는 오늘(금요일)까지 닷새째 이어질 거란다. 더위가 왜 이리도 일찍 찾아왔을까.
기상전문가들은 말한다. ‘대기가 건조한 가운데 강한 햇볕이 내려쬐고 남서쪽에선 더운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이라고. 하나마나 한 소리 같다. 하지만 철 이른 폭염에는 특별히 다른 이유를 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기 건조에 강한 햇볕’이 정답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어딘가 좀 미심쩍다. 왜 더위기 이리도 빠른가. 우둔한 문외한들은 이럴 때 생각하게 되는 것이 늘 듣는 말, 지구온난화와 무슨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희미한 자책감이다.
각설…. 올해 늦봄 폭염을 이야기하다가 그 기상학적 원인에까지 의문을 품게 되는 건 우리네 보통사람들에게 무의미하다. 깊은 지식과 온갖 자료를 다 갖추고 슈퍼컴퓨터로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명쾌한 답을 못 얻고 있는 폭염 원인을 추리한다는 건 주제넘은 일이요 값어치 없는 소리다. 그야말로 어린이들이 해를 두고 아침 해가 가깝다거나 한낮의 해가 더 가깝다거나 하고 다투는 식의 ‘소아변일(小兒辯日)’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부질없는 걱정보다는 이렇게 한낮 기온이 높고 아침저녁으론 서늘하여 일교차가 클 때 그저 건강관리에나 신경을 쓰는 게 현명한 일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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