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철강공단의 환경운동이 겉치레에 머무는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겉보기엔 깔끔하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환경오염의 실상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이야기다. 포항 철강공단은 2년 전 `웰빙 공단’ 현수막을 내걸고 나무를 심어 공단의 특징인 회색 이미지를 줄였다. 공단에 들어서면 좋은 인상을 갖도록 청소도 깨끗이 했다. 외화(外華)엔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내빈(內貧)은 숨기지 못했다. 그 속빈 강정의 허상을 어제 본보가 들춰냈다. 그 좋은 사례의 한 가지가 미세먼지다. 지난해 4월엔 최고 95㎍/㎥를 기록했다고 한다. 연평균값인 70㎍/㎥을 잣대 삼으면 최악이다. 포항철강공단이 `웰빙 공단’을 자처하고 나선 2005년은 76㎍/㎥이었다. 차라리 현수막을 내걸지 않은 게 더 나을 뻔했다.
어깨띠 두르고 쓰레기 줍는 것도 물론 훌륭한 환경운동이다. 산과 계곡 구석구석에 몰래 버리고 간 쓰레기를 일일이 손으로 주워도 몇 트럭 분량이 나오지 않는가. 더 심한 것은 갖가지 쓰레기를 트럭으로 싣고와 몰래 파묻어 버리는 짓이다. 그것도 상수원 가까이에 몰래 파묻는 강심장이 놀라울 지경이다. 흐르는 물에 독성 물질을 떠내려 보내는 짓과 다를 게 없다. 올해에도 장마철을 기다리며 쌓아놓은 수질 오염물질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불행하게도 철강공단의 146개 업체가 지난 2년 동안 대기, 수질, 폐기물 배출위반으로 적발됐다고 한다. 이 업체들도 2년 전 어깨띠 두르고 담배꽁초를 주웠을 것이다.
환경유해물질을 나열하고, 그 기준치와 초과분을 알려줘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이에 앞서 더 중요한 것은 환경지키의 중요성을 알고 스스로 실천하는 양식(良識)이다. 경북도내 지하수는 10곳 가운데 4곳이 마시는 물로 적합치 않다고 관계당국이 최근 밝혔다. 지하수에 온갖 세균과 대장균이 득실대기 때문이다. 농·공업용수로도 부적합한 비율이 9·3%다. 사람의 손이 저지른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다.
때이른 무더위가 기습해 뉴스가 되고 있다. 이 또한 우연한 자연현상은 아니다. 온난화가 주범이고 온난화는 결국 인재(人災)다. 이런 현실이 앞에 닥쳐왔는데도 눈감을 것인가.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환경을 소홀히 하는 기업은 성장할 수 없다”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충고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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