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큰 폭으로 뛰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전국 성인 남녀 1천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49%, ‘부정 평가’가 44%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 응답률이 지난주보다 무려 15%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대신 부정 평가 응답률은 12%포인트 하락했다. 긍정 응답률이 부정 응답률을 앞선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30%대에서 답보하던 박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급등한 배경은 지난 25일 남북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한 국민의 긍정 평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긍정 평가 응답자 가운데 38%가 그 이유로 ‘대북·안보’ 정책을 꼽았다. 한국갤럽은 “박 대통령이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끝까지 원칙을 고수한 것이 지지율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이 집권 3년차에 들어가가면 지지율이 폭락하는 징크스를 깨고 있다.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라는 거듭된 악재(惡材)에 봉착하면서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했지만 그 이상 하락은 없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 마지노선은‘30%’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전임 대통령들이 최악의 경우 한 자릿수나 10%대의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박 대통령 경우는 최악의 경우도 30%라는 마지노선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의 견고한 지지율은 구조적인 측면이 강하다. 우선 출신지인 대구-경북의 지지는 난공불락에 가깝다.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부녀(父女)) 대통령으로 대구-경북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이 지역은 박 대통령에게 성지(聖地)나 다름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호남과의 관계와 유사하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는 없는 또 다른 지지층을 가졌다. 부산-경남이 대구-경북만은 못하지만 박 대통령에게 큰 우호세력이다.박 대통령은 사실상 영남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영남의 지지만으로도 박 대통령은 ‘30%’의 굳건한 고정 지지층을 확보한 셈이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임기말까지 이처럼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박 대통령의 ‘원칙’과 ‘일관성’이다. 8·25 남북합의는 박 대통령의 ‘원칙’과 ‘일관성’이 빛을 발한 대표 케이스다. 김정은 정권의 온갖 공갈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북한의 도발에 확성기방송으로 정면 대응함으로써 북한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낸 대담한 리더십이 ‘원칙’과 ‘일관성’에서 나온 것이다.
박 대통령은 트레이드 마크가 된 ‘원칙’과 ‘일관성’으로 북한의 사과를 받아냄으로써 단숨에 지지율을 50%로 끌어 올렸다. 바로 여기에서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반의 진로(進路)를 설정해야 한다. ‘원칙’과 ‘일관성’이 때로는 고직식하게 보이고 인기가 없을 수도 있지만 길게 보면 국민이 높이 평가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원칙’과 ‘일관성’은 ‘고집불통’과 다르다. 경북대 총장 후보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대학총장을 1년 넘게 공석으로 두고도 아무렇지 않다고 버티는 것은 원칙도 아니고 일관성도 아니다. 또 인사를 했다하면 부실검증으로 공직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하는 것도 ‘원칙’과 ‘일관성’과는 거리가 멀다. 박 대통령이 ‘원칙’과 ‘일관성’에 합리성을 가미한다면 박 대통령은 유일하게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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