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버스정류장’이란 영화가 있었던 것 같아 인터넷을 뒤지니 작품평들이 호감으로 도배돼있다. 2002년 개봉된 이 영화는 국문학을 전공한 32살 학원강사와 여고생의 사랑을 다뤘다. 주인공은 학창시절엔 빛나는 보석같았으나 사회에 나와서는 적응을 못해 ‘존재감’없는 신세가 되어 친구들의 경멸감이 되고 만다. 우리가 버스정류장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이런 고뇌와 약점을 지니지 않은 사람이 드물 게다. 그래서 공감을 산 영화인 것 같다.
이런 글 한 대목은 어떨지 모르겠다. 김광섭의 ‘ 버스교실’이다. “버스는 교실이다. 버스를 타고 다니게 되면 사회의 단면과 부딪치게 되어 버스는 내게 현실을 가르쳐 주는 사회교실이다.” 또한 챔벌린은 “히틀러는 버스를 놓쳤다”고 했다. 히틀러는 대중과 영합될 수 없으며 그 시기를 놓쳤다는 뜻이라는 풀이도 따른다.
모두 1503개나 되는 포항의 버스정류장엔 ‘빛’이 없다고 한다. 조명등이 있는 곳은 달랑 16곳뿐이다. 변두리로 나갈수록 어둡다. 휴대전화 화면을 밝혀 조명을 대신해야 할 지경이다. 그러니 밤이 되면 으스스해지게 마련이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범죄에 대한 공포감 때문이다. 캄캄한 곳일수록 범죄는 기승을 부리게 마련이다. 그러니 사람이 두려워진다. 첨단과학도시의 허상이 여기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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