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아날로그시대의 표현법 가운데 하나가 ‘강추위’일 게다. 겨울바람에 코끝이 얼얼하고 귀가 얼어서 살짝 튕기기만 해도 떨어져 나갈 것만 같은 추위를 상상하면 된다. 방안에 들여놓은 자리끼가 얼어붙을 정도의 추위가 강추위다.
현진건의 ‘타락자’에 강추위를 그린 대목이 나온다. “식전(食前) 꼭두는 추웠다. 몹시 추웠다. 추움 그것이었다. 쓰라리는 발은 자국자국이 얼어붙는듯 하였다. 귀가 떨어지는 것 같다. 앞으로 휙하고 닥치는 매운 바람은 나의 몸을 썩은 나뭇가지나 무엇처럼 지끈지끈 부수며 세포 속속들이 불어 들어가는 듯 싶었다.”
이 추위에 얼어붙은 도로에 염화칼슘을 뿌리던 공무원이 참변을 당했다.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에 희생됐다. 성주군 선남면사무소 소속 기간제 공무원이다. 같이 작업하던 다른 공무원은 다리가 부러졌다. 희생자도, 운전자도 ‘눈길 횡액’이다. 이 혹한에 불기조차 없는 쪽방, 종이 상자가 유일한 바람막이 설비인 지하도 노숙자의 잠자리는 얼마나 추울 것인가. 경북사랑의 온도계가 87도를 가리키고 있다. 전국 평균인 93도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마감까지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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