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헌장 기념탑-남북 경계선 지역 등 점쳐져
7년전 남북정상회담 때 평양 순안공항에 나타나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손을 맞잡음으로써 자신의 농담대로 `은둔’에서 `해방’됐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에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어떤 영접 방식을 통해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연출해낼까.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위원장의 순안공항 직접 영접은 깜짝 이벤트였기는 했지만, 임동원 당시 국가정보원장은 북측의 여러 정황을 통해 김 위원장의 공항 영접 가능성을 점치고 있었다고 후일담에서 회고하고 있다.
이에 비해 육로 방북을 택한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김 위원장이 어디에서 영접할 지 짐작하기가 더 어렵다. 김정일 위원장의 동선은 북한에서 최대 극비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깜짝 이벤트를 즐기는 김정일 위원장의 스타일로 미뤄볼 때, 노 대통령이 걸어서 통과하는 군사분계선(MDL) 현장이나 북측 출입사무소(CIQ) 등 남북 분단을 상징하는 경계선 지역에서 영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측이 이번 정상회담을 전격 결정할 정도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데다 노 대통령에 대한 극진한 예우 차원에서 김 위원장이 남북의 경계선 지역에서 노 대통령을 직접 영접하는 이벤트를 연출함으로써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남북한 경계선 지역에서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을 영접한다면 2000년 순안공항 영접보다 `통일’을 상징하는 정치적 의미에서나, 노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 등 여러면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MDL이나 개성 등 남북한 경계지역을 택하지 않을 경우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통해 평양시내로 들어서는 길목인 3대헌장 기념탑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 고위간부들과 함께 영접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는 기념탑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노 대통령을 영접하고 의장대 사열 및 분열 행사를 갖는다는 것이 남북간 공식합의돼 공개됐다.
제3의 후보지는 평양 중심가인 김일성광장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남측 대표단에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을 허용하는 등 적극성과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김일성광장이라는 열린 공간 속에서 대규모 환영 인파를 모아놓고 김정일 위원장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이도 저도 아니고 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에서 노 대통령을 맞을 수도 있다.
북한은 이번에도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 때와 같이 카퍼레이드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북핵 문제가 진전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전격수용한 만큼 어떤 파격적인 연출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려 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