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적게 걷는 정부가 유능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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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적게 걷는 정부가 유능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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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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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자유기업원 대외협력 실장
 
  작은 정부를 실천하는 정부에게 세율인하는 필수다. 세계적 흐름은 복지국가 환상에서 벗어나 세율을 낮춰 민간경제를 활성화하는 시대로 옮겨갔다. 다행히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장을 위해 저세율 구조로 전환하겠다”며 세율인하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정부가 법인세와 유류세 인하방안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다. 법인세를 25%에서 20%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하겠다는 것이다. 비판론자들은 법인세율 인하로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비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김대중 정부에서 1%포인트, 노무현 정부가 2%포인트를 낮췄지만, 세수는 다른 부문에 비해 엄청나게 증가해 왔다. 오히려 법인세 징수액이 너무 크게 증가하고 있어 문제다. 1998년 10조원이었던 법인세수가 2006년 29조원으로 늘어났고, 2008년 3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산된다. 그러다 보니, GDP대비 법인세 비중도 크게 증가해 1998년 2.2%이던 법인세 비중이 최근 3.5%까지 상승하였다. 이는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부분의 나라가 법인세율을 낮추고 세수비중을 줄이는 상황에서, 한국만 법인세 비중을 급속히 높여왔다는 점은 더 심각하다. 복지국가로 불리는 스웨덴의 법인세 비중이 2000년 4.0%에서 2004년 3.2%로 낮아지고, 핀란드는 6.0%에서 3.6%까지 내려갔다. 우리나라 세금정책이 얼마나 반(反)투자 지향적이었는지를 말해준다. 그 결과는 국내자본의 해외이탈과 해외자본의 투자외면으로 나타났고, 세계 평균에도 못 미치는 낮은 성장률로 귀결됐다.
  지금은 조세 경쟁의 시대다. 다국적 자본이 투자환경이 좋은 곳으로 쉽게 옮겨 갈 수 있고, 자본에 우호적이지 못한 국가는 뒤처지고 만다. 국가간 법인세 내리기 경쟁 속에서 우리만 벗어나 있다면 자본이탈 현상은 심각해질 뿐이다. 자본에 우호적인 투자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더 큰 수준으로 인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성공한 나라가, 유럽의 농업국가에서 세계최고의  IT기술 투자처로 변모한 아일랜드다. 아일랜드는 감세를 통해 성공한 대표적인 나라다. 50% 수준의 법인세를 2.5%까지 계속 낮춰 EU의 선진국을 압도하는 성장세를 이루어냈다. 아일랜드의 1인당 GDP는 영국을 앞질렀다. 아일랜드가 영국을 앞설 수 있다면, 우리나라도 일본을 앞설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와 경쟁관계를 갖는 국가들은 주변국들이다. 이들의 법인세율 인하를 고려했을 때, 우리의 법인세율은 15%이하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율을 5년 이내에 20%까지 인하하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자본유치에 크게 기여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투자 위축을 막으면서, 크게 증가하는 법인세수 비중을 다른 세수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비슷한 증가세로 낮추는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법인세와 함께 개인소득세와 양도세의 세율을 낮추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세금의 기본은 `낮은 세율과 넓은 세원’이다. 세율이 너무 높은 세금과 누진율이 높은 세금은 나쁜 세금이다.
  세금을 줄이면 재정적자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또 경제 살리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유효 수요를 창출해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하지만 정부 개입을 줄이고 감세를 통해 민간 활력을 높이는 길이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당장 내수를 살리려는 재정지출보다는 생산요소시장의 효율성 제고, 노동생산성 향상, 기업의 공급능력 확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세율인하로 말미암은  세수감소가 우려된다면 재정지출을 줄이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긴축재정과 균형예산은 작은 정부가 따라야 할 기본 방향이다. 공적인 성격의 정부역할이라고 하더라도 민간기업과 시장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경제학계가 밝혀낸 사실이다.
 자본주의가 부를 창출하는 것은 자발적 거래를 통해 사람들의 만족을 높이고 부를 창출해 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20년간 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재정 증가율은 세계최고 수준이었고, 소득 증가율을 훨씬 초과했다. 무모한 정책으로 경제를 파괴했는지 잘 보여준다.
 누구나 멋지게 베풀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런 자선은 자기 돈으로 해야 정의롭고 멋지고 존경받을 수 있다. 남의 돈으로 생색내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에서는 투자할 사람은 도망가고 실업자만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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