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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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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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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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어 달 전 대통령관저 지붕에 설치공사 중이던 낙뢰방지용 알루미늄철선 도난 사건이 일어났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야기다. 피해액은 시가 3만랜드(한화 400만원)쯤 된다고 외신이 전했다. 간 큰 도둑도 다 있구나 싶었는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 것같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원도에서도 낙뢰방지용 구리접지선을 훔치다 덜미를 잡힌 사람이 있었다.더 아찔하기는 전기가 흐르는 전신주에 올라가 전력 공급용 구리선을 잘라간 도둑이다.
 `돈만 되면 뭐든지 훔친다’-이런 법칙 저런 법칙이 쌔고쌘 세상이니 이를 `도둑의 법칙’이라고 한들 크게 말거리가 될성싶지도않다. 기름값이 뛰면 기름도둑이 기승을 부린다. 세워둔 자동차, 선박에서도 기름을 빼간다. 송유관이 많이 지나가는 경북일대에서는 기름도둑들이 곳곳에 `빨대’를 꼽아놓고 마음대로 기름을 뽑아낸다.고철값이 오르면 쇠도둑이 날뛴다. 철강도시 포항은 이들에게 보고(寶庫)나 다름없다. 철강공단에 범접못하는 도둑은 다리난간, 도로표지판, 맨홀뚜껑에도 손을 댄다.
 지난달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중반까지 치솟았다. 통계청 발표다.경북은 6.8%로 전국 최고다. 전국 평균보다 1.8%나 높다. 더욱 기가 질리게 하는 것은 간 큰 물가다. 등유 64%↑, 경유 51.3%↑, 취사용 LPG36.7%, 금반지 52%…. 고공행진은 끝도 없어 일일이 다 적을 수도 없을 지경이다. 이른바 `MB물가’도  무너졌다. 52개 생필품 가운데 26개 품목이 역시 ↑다. 이러니 도시별 소비자 물가 동향이라고 무사하랴. 포항 0.9%↑, 경주 1.2%↑, 안동 0.9%↑….
 먹고 살기 힘드니 `생계형 도둑’이 들끓는다. 이들에겐 `전문분야’도 없다. 닥치는대로 훔친다. 노인들은 생활정보지를 뭉터기째 가져가다 경찰서 신세를 지기도 한다. 농촌에선 들일 나가 빈 집 부엌에 들어가 놋수저까지 가져간다.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 `물가 도둑’에 대처해도 힘이 모자랄 판국에 촛불 켜 들고 `정권 퇴진’이나 외칠 때인가.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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