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기근 고통 올해만으로 끝나게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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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기근 고통 올해만으로 끝나게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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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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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년기근(豊年飢饉)현상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무엇보다도 과수농이 그렇다. 과일나무마다 빨갛고 노란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렸지만 농민 마음은 과일색깔만큼이나 총천연색이다. 빨간 사과를 바라보는 농민의 가슴 속은 새빨갛게 타들어 간다. 노랗게 잘 익은 감을 바라보는 농민의 얼굴은 감빛만큼이나 노래지기만 한다. 태풍도 없는 가뭄 속 대풍작 탓에 과일 값이 곤두박질치는 때문이다.
 경기후퇴와 소비감소 속 대풍작이 과일 값을 거의 반 토막으로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주산지마다 한숨소리만 드높아지고 있다. 배 주산지 상주, 사과 주산지 안동 청송 의성, 반시 주산지 청도, 대추 주산지 경산이 모두 똑같은 사정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추석 때 6만2400원이던 홍로 상품 15㎏들이 한 상자가 지난 21일엔 2만6400원으로 뚝 떨어진 게 그 일례다. 풍년은 맞았으나 농사비용은 모두 뛰어오르고 있으니 농민의 마음엔 먹구름만 가득할 뿐이다.
 당장 필요한 것은 과일값 폭락 대책이다. 급한 대로 내고향 상품 팔아주기 운동을 벌일 방침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행사임엔 틀림없다. 그렇다 해도 이는 급한 불끄기 이상의 대책은 되지 못한다. 더욱 딱한 것은 가을걷이를 숫제 포기해 버리는 사태다. 일손을 구하기는커녕 온 가족이 달라붙어도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수확 포기는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산지에서 대량 매입해 폐기해버리는 방법 또한 궁여지책일 뿐이다.
농산물 저장시설이 태부족인 데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이 같은 풍년기근 현상엔 극심한 가을가뭄이 큰 영향을 미쳤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가뭄 주기설을 내세우는 가뭄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변희룡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는 2012년 한반도 전역 가뭄을 내다봤다. 그는 한반도의 가뭄주기를 6년, 12년, 38년, 124년으로 보고 있다. 38년 주기 가뭄 기간은 3~10년, 124년 주기가뭄은 25~29년 간 지속된다고 했다.
 이 가뭄은 한반도 전역을 강습할 것이라는 것이고 보면 지금부터 대비해도 시간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현재의 가을 가뭄은 지역별 현상이랄 수도 있겠지만 한반도 전체가 가뭄에 시달리게 되면 중앙정부도 뒷짐만 쥐고 있지는 못하게 될 것이다. 예상되는 불행은 미리 대비를 잘 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가뭄 대책의 핵심은 수자원과 저장시설 확보일 것이다. 지자체는 두말할 것도 없고 중앙정부의 대응책 강구를 촉구한다. 풍년 속에서도 고통을 겪어야 하는 농민들의 딱한 처지는 올 한해 고통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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