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좌절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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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좌절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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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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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자가 말하기를 `순 임금께서는 밭이랑에서 일어나시었다.’(孟子曰 舜發於田犬畝(견무)之中).” 맹자 고자(告子)편에 나오는 말이다. 천하를 어질게 다스려 만고에 착한 이름을 남긴 요순시절의 그 순 임금도 원래 출신은 보잘것없는 한갓 농투성이 출신이었다는 말이다. 중국의 전설적인 고대국가 하(夏)나라 때의 어진 임금인데 요(堯)임금이 발탁한 후계자다. 편자(編者)는 부연해서 설명한다.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에게 대임을 맡기려면 반드시 먼저 살과 뼈를 지치게 만들며 그 사람의 마음을 괴롭히고 육체를 수고롭게 하며 생활을 궁핍하게 한다. 시련을 겪으면서 의지를 다지고 인내심을 기르게 하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혹독한 훈련과정을 거쳐야만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말쯤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제 44대 미국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바마의 인생행로가 화제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대통령이란 사실 말고도 그는 입에 오를만한 특이한 삶의 궤적을 많이 갖고 있다. 두 살 때 부모가 이혼했고 외할머니의 슬하에서 유년시절을 자랐다.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피부색깔 때문에 놀림감이 되어 정체성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으며 피부색이 인생을 결정한다고 믿게 되었고 그런 좌절감으로 술과 마약에 빠져 방황하던 청소년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 그가 “쓸모 있는 인간이 되어야겠다”며 1981년 아이비리그 소속 컬럼비아대학에 편입했다. 그때부터 수도승처럼 공부만 했다고 한다. 물론 피부색에 대한 편견은 여전했을 것이고, 그것을 애써 극복했을 것이다. 내년 1월 20일부터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지구촌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는 자리에 앉게 된 그의 청소년기 좌절과 실의가 순 임금이 젊어서 밭고랑에서 일했던 간난신고와도 같은 것일까. 또 순임금처럼 아름다운 이름을 세계사에 섭새기게 될 것인가. 세계는 지금 기대에 찬 눈으로 그를 주시하고 있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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