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 멧돼지, 공포 넘어 웃음·감동 몰고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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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 멧돼지, 공포 넘어 웃음·감동 몰고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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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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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개봉한 영화 `차우’와 추천비디오 `미스트’는 괴수 영화 또는 재난 영화이지만 스펙터클로 승부를 거는 흔한 블록버스터가 아니다. 촘촘한 이야기의 구성과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의 감칠맛을 더한다.
 
 새영화  `차우’
 
 
 
 식인멧돼지`차우’vs 5인의 추격대 대결
 엄태웅·장항선 등 연기파 배우`한자리에’

 
 `차우’는 괴수 어드벤처 영화를 표방하지만 액션,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가 마구 뒤섞인 영화다.
 지리산 자락에 있는 삼매리에서 너덜너덜 찢긴 시신이 발견되자 서울서 좌천된 김 순경(엄태웅)과 지역 경찰서에 근무하는 신 형사(박혁권)가 수사에 나선다.
 사건의 원흉은 멧돼지. 포수 백만배(윤제문)가 이끄는 전문 포수팀이 멧돼지 한마리를 포획하면서 사건은 종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축하연을 벌이려고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이 식인 멧돼지 `차우’의 습격을 받으면서 사건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영화는 이어 `차우’의 습격에 손녀를 잃은 천일만(장항선), 김순경, 신형사, 동물 생태 연구가인 변수련(정유미) 등이 나서서 멧돼지를 잡는 과정을 그린다.
 장르를 타고 넘나드는 신정원 감독의 솜씨가 상당하다. 괴수 영화인가 싶으면 돌연 코미디로 변신하고, 한참 웃다 보면 서스펜스와 휴먼드라마가 영화 곳곳에 매복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 `차우’가 포복절도는 아니지만, 여운 담긴 웃음을 주는 이유는 신선한 캐릭터의 힘이다.
 백만배, 김 순경 등 주요 인물도 독특하지만, 갑자기 스크린에 등장하는 미친 여자, 비겁하지만 귀여운 구석이 있는 대전 출신 파출소 순경 등의 등장인물 중 밋밋한 이는 하나도 없다.
 이에 더해 이기적이고, 잔혹하며 때로는 나약하기도 한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제대로 포착했다는 점도 이 영화의 뛰어난 점이다.
 천일만과 백만배의 알력, 치매에 걸린 노모를 바라보는 김 순경, 탐욕에 물들어 괴수의 존재를 숨기려는 주말농장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영화에 러브스토리는 거의 나오지 않지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백만배와 변수란의 러브라인은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상영시간 2시간이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결말을 향해가는 이야기의 구성이 촘촘하고 장항선, 윤제문, 정유미 등 주연 배우들의 연기는 감칠맛을 더한다.
 아찔한 추격전과 함께 소소한 유머가 숨 쉰다는 것이 이 영화의 미덕이라면 이에 동원된 컴퓨터그래픽(CG)은 다소 엉성하다.
 이 때문에 트랜스포머와 같은 화려한 CG에 길든 관객들에게 맥빠진 듯한 `차우’의 CG가 어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차우’란 사투리로 `덫’, 영어 속어로는 `잘근잘근 씹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12세 관람가.
 


 
 추천비디오  `미스트’
 
 
 
“안개 속에 무언가가 있어”
  보이지 않아 더 무서운 극한의 공포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스티븐 킹의 단편 `안개’를 영화화 한 `미스트’는 인간의 오만과 횡포로 인한 결과물이 한 작은 마을에 재앙이 돼 찾아오는 상황을 묘사한다.
 징그러운 형상의 괴물들이 스크린 위를 스멀스멀 기어다니고 관객은 등장인물들이 최후를 맞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여기까지는 재앙에 맞서는 소시민의 영웅담을 그리는 여느 SF 블록버스터와 다를 바 없다. 오히려 괴수들의 모습은 자욱한 안개에 가려져 컴퓨터그래픽에 감탄할 겨를이 없고 딱히 앞세울 만한 멋진 액션 신도 없어 입이 딱 벌어지는 블록버스터를 기대한 관객으로서는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드라마에 취약한 보통 SF 블록버스터의 맹점을 여유 있게 비켜간다. 영화는 정의로운 주인공이 홀로, 또는 정겨운 이웃들이 함께 힘을 모아 괴물들을 물리치는 과정을 그리는 데 주안점을 두지 않는다.
 그 대신 극한의 공포심에 우왕좌왕하다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튀어나가는 개인들과 파벌을 갈라 아귀다툼을 하다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으로 우매한 선택을 하는 군중의 모습을 집중도 있게 그린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등장인물들의 선택을 지켜봐야 하는 관객의 심리적 압박감은 상당하고 결말은 과정보다 충격적이다.
 호숫가에 있는 평화로운 마을 롱레이크. 밤새 강력한 비바람이 몰아쳐 데이비드(토마스 제인)의 집은 여기저기 파손되고 애써 작업해 놓은 일도 망치게 된다. 비는 그쳤지만 음침하게 안개가 낀 아침, 데이비드는 아내를 집에 남겨두고 어린 아들 빌리(네이선 갬블)와 변호사인 옆집 남자 노튼(안드레 브라우퍼)과 함께 시내의 마트로 향한다.
 차를 몰고 가면서 데이비드와 노튼은 군인들이 급하게 어디론가 달려가는 것을 본다. 마트에 도착해 물건을 고르던 중 피를 흘리는 동네 노인이 “안개 속에 무언가가 있다”고 외치면서 뛰어들어온다.
 마트 밖은 1m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로 뒤덮인 상태. 사람들은 잠시 마트 안에 머물면서 추이를 지켜보기로 한다. 데이비드와 마트 직원 몇 명은 창고에 들어갔다가 거대한 촉수를 가진 정체불명의 괴물을 보게 되지만 마트 안의 사람들은 그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괴생물체의 존재가 점점 뚜렷해지고 밤이 되면서 괴물들의 공격까지 받자 사람들은 불안에 떤다. 희생자 수가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광신도인 동네 여자 카모디(마샤 게이 하든)가 “이 모든 것은 우매한 인간을 벌하려는 신의 뜻”이라고 끊임없이 외치면서 마트 안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해진다.
 2008년 1월 개봉작. 15세 이상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주말영화소식
 
 해리포터, 로봇군단 누르나
 해리포터 혼혈왕자 예매율 1위
 
 `해리 포터 혼혈왕자’가 예매 점유율에서 3주간 선두였던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을 끌어내리고 주말 극장가를 점령할 채비를 마쳤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5일 개봉한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는 72.4%의 예매 점유율이 부문 1위다. 인터파크(71.0%)와 맥스무비(57.0%)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주 개봉작 `차우’도 7.2%(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통계)의 예매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이날까지 관객 657만 명을 동원한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3위(6.5%)로 두 계단 주저앉았다.
 `킹콩을 들다’(4.0%)가 4위, 오는 23일 개봉하는 `해운대’는 2.0%의 점유율로 5위다.
 `도라에몽: 진구의 공룡대탐험’(1.7%), `거북이 달린다’(1.6%)는 각각 6위와 7위였으며, `오감도’, `주온의 부활’, `업’은 1% 미만의 점유율로 10위 안에 턱걸이했다.
 개봉작은 일본영화 `해피 플라이트’, `도라에몽’과 한국영화 `아부지’ 등 5편이다.
 호러 영화 팬들이 고대해온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16일 개막해 26일까지 열흘간의 일정을 시작한다. 공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영화 210편이 `CGV 부천8’ 등 부천 일대에서 상영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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