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2배 실화”…`제2의 우생순’노리는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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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2배 실화”…`제2의 우생순’노리는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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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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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vs 우생순, 스포츠 감동실화 최강자는?
 이번 주 개봉영화 `국가대표’는 국내 등록 선수 5명이 전부인 비인기 종목 스키점프 선수들의 감동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한국 여자 핸드볼팀의 드라마틱한 아테네올림픽 경기를 소재로 한 눈물의 역전드라마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처럼 스키점프를 소재로 선수들의 우여곡절 투혼을 담는 `우생순’의 스키판이다.
 
 
 
급조된 스키점프 국가대표팀, 거침없이 날아오른다
 
 영화 `국가대표’는 비인기 종목인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영화다. 나아가 스포츠를 주제로 한 상업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전범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1996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한국은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을 급조한다.
 코치로 나선 어린이 스키교실 강사 출신 방종삼(성동일)은 미국 주니어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였다가 친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 입양인 밥(하정우), 나이트클럽 웨이터 흥철(김동욱), 할머니와 동생을 돌봐야 하는 젊은 가장 칠구(김지석) 등 4명을 어렵게 설득해 팀을 꾸린다.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다. 하지만, 무주군의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로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은 해체 위기를 맞는다.
 영화 `국가대표’는 이를테면 국어, 영어에다 수학까지 잘하는 모범생이 제출한 답안지 같은 영화다.
 드라마가 주는 힘과 완급을 조절한 편집, 그리고 인물과 사물의 화면배치(미쟝센)에 이르기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기승전결의 안정된 구조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밥의 어머니 찾기가 핵심 이야기다. 흥철 등 나머지 인물의 사연은 자신의 결핍된 무언가를 찾고자 하는 밥의 이야기에 포개지고 겹쳐진다.
 영화는 빠른 리듬으로 진행된다. 마치 시속 90~120㎞에 이르는 스키점프의 속도처럼 컷과 컷 사이의 길이가 짧고 빠르다.
 그러면서도 완급이 조절되는 이유 중 하나는 중간 중간 삽입되는 애끓는 드라마때문이다. 김용화 감독은 드라마를 표현하기 위해 길게 찍기를 중간 중간 삽입하며 괜찮은 리듬감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꼼꼼한 디테일을 바탕으로 한 미쟝센, 원색을 그럴 듯하게 사용하는 감독의 능력, 적재적소에 흐르는 음악의 힘도 영화에 세련미와 감동을 더한다.
 스포츠 영화로서 강점은 감정의 과잉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슴 뭉클한 감동을 이끌어내기에 필요한 건 감탄사나 형용사가 아니라 문장의 속도감이라는 사실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국가대표’는 주제나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깊지 않지만, 기술적인 면이나 영화의 구조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잘 찍은 상업영화다.
 `오 브라더스’(314만명), `미녀는 괴로워’(662만명)로 흥행감독 대열에 들어선 김용화 감독의 자신감이 화면 곳곳에 배어 있다. 마치 어떻게 하면 관객의 심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지 알기라도 하듯 그는 적당한 온도로 영화를 찍었다.
 껄렁하면서도 때론 진중한 하정우의 연기와 성동일의 웃음 제조 능력도 괜찮은 편이다.
 다만, 막판 스키점프 장면은 아쉽다. 일부 장면은 다양한 앵글을 구사하며 공들여 찍은 흔적이 역력하지만, 점프 장면이 9차례나 이어지면서 앞의 장면과 비슷한 구도가 반복된다.
 총 제작비 110억원이 들었다. 국내 최초로 특수 촬영 장비인 캠캣을 이용해 점프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상영시간은 124분이다.
 12세관람가.
 


 
추천비디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핸드볼이 전부인 그녀들, 코트 위 마지막 투혼이 시작된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은 스포츠 영화, 그것도 여자들이 주축이 됐다는 낯선 소재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순간’을 잡아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여자 핸드볼팀을 모델로 한 작품. 당시 세계 최강 덴마크와의 결승전은 AP통신이 올림픽 10대 명승부로 선정했을 만큼 19번의 동점, 두 번의 연장전에 이어 마침내 승부 던지기 끝에 판가름이 났던 숨막히는 승부였다.
 하지만 그들이 사투 끝에 거머쥔 은메달은 변변한 실업팀 하나 남아있지 않은 현실에 묻혔고, 그들에 대한 관심조차도 그 때 뿐이었다.
 `우생순’은 팀 전체로나 선수 개개인으로나 힘든 날을 겪었던 선수들을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선수들의 삶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지만 선수로서 맞닥뜨리는 고된 삶과 세월의 벽을 뛰어 넘는 신·구세대의 진정한 우정을 보여주고, 감독과 선수가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린다.
 나현 작가는 곳곳에 따뜻한 웃음을 배치해 보는 이의 긴장을 풀어주고 임순례 감독은 잔재주를 피우지 않고 굳건하게 휴먼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감동을 앞세워 너무 묵직하게만 흐르지 않은 것은 대중들의 시선을 붙들기 위한 돋보이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호연이 눈에 띄는 영화다. 12년간 한국 최고 여자 핸드볼 선수로 군림했으나 생활고에 지친 미숙 역의 문소리. 감독 대행에서 선수로 강등(?)당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팀 전체를 아우르는 혜경 역의 김정은은 쌍두마차로서 영화를 이끌어간다.
 여기에 김지영은 마치 지금까지 그다지 밀접한 인연이 없었던 스크린에 한풀이라도 하듯 자신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 눈에 띈다. 골키퍼를 맡은 조은지는 영화의 감초같은 조연으로 위치를 확실히 한다.
 천재 소녀 보람 역을 맡은 신인 민지, 진주 역의 신인 남궁은숙도 앞으로 눈여겨 볼 재목이다.
 유일한 남자 배우인 엄태웅은 때론 주인공으로, 때론 관객과 동급으로서 이들을 살핀다. 그의 작품 속 연기 변신에 박장대소할 관객이 많을 듯하다.
 당시 핸드볼 경기를 중계했던 최승돈 KBS 아나운서와 해설을 맡은 강재원 감독의 출연은 현장감을 살리는 중요한 장치가 됐다.
 또한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실제 핸드볼 팀 선수들과 임영철 감독의 내레이션은 영화의 진정성을 높이는데 큰 몫을 차지한다.
 올림픽 2연패의 주역인 최고의 핸드볼 선수 미숙(문소리 분)은 소속팀이 해체되자 슈퍼마켓에서 야채를 팔며 생활 전선에 뛰어든다. 정란(김지영)이는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아보지 못한 채 식당에서 남편의 일을 돕는다.
 아테네 올림픽을 위해 국가대표가 다시 소집되고 감독 대행으로 일본 프로팀 감독으로 활동중인 혜경(김정은)이 부임한다.
 세대 교체를 이뤘다지만 신진급 선수들은 팀워크보다는 개인 플레이를 강조하고 혜경은 노장 선수들을 다시 불러모으지만 감독이 갑자기 교체된다. 새로 부임한 감독은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 안승필(엄태웅).
 안 감독은 사사건건 노장 선수들과 부딪히는 한편 새로운 훈련법을 도입해 혜경과 극도로 긴장된 관계가 된다.
 젊은 선수들은 선배 선수들이 부담스럽지만 선배들은 이들을 하나씩 하나씩 품어나간다.
 하나가 된 선수들은 마침내 올림픽이 열리는 그리스로 향한다.
 스포츠 영화의 묘미는 숨막히는 승부가 주는 긴장감이다. 하지만 인물 각자에게 포커스를 맞춰 휴먼 드라마로 재탄생시킨 것은 여러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우생순’이 주는 선물이다.
 2008년 1월 작. 전체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주말영화소식
 
`재난영화’해운대, 예매율도 쓰나미급
국가대표 제치고 1위 차지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가 올여름 기대작들인 `업’과 `국가대표’를 따돌리고 2주째 주말 예매 순위 1위를 지켰다.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해운대’는 41.7%의 예매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맥스무비(37.1%)와 인터파크(39.2%)에서도 마찬가지다.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픽사의 `업’은 16.7%(이하 영진위 통계)로 2위,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국가대표’는 15.4%로 3위다.
 국내에도 많은 소설 팬을 거느린 `명탐정 코난’ 시리즈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칠흑의 추격자’가 11.3%로 4위다. 예매점유율 2~4위는 이번 주 개봉작이다.
 관객 250만명을 동원한 `해리포터와 혼혈왕자’(5.6%)는 지난주 2위에서 3계단 하락해 예매점유율 5위를 차지했으며 나란히 관람객 120만명을 넘은 한국영화 `차우’(2.4%)와 `킹콩을 들다’(2.2%)는 뒤를 이었다.
 이밖에 퀸의 공연을 담은 `퀸 락 몬트리올’과 `블러디 발렌타인’,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이 10위권을 형성했다.
 이번 주 개봉작은 코믹, 애니메이션, 공포, 예술영화 등 장르가 다채롭다.
 초자연 현상을 다룬 오컬트 영화 `메디엄’과, 결말이 돋보이는 일본 영화 `피쉬스토리’, 영상미가 뛰어난 유릭와이 감독의 `플라스틱 시티’ 등 7편이다.
 서울 강남 크링시네마에서는 28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현대독일영화특별전이 이어진다.
 또한 서울 종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일요일까지 `낙원음악영화축제’가 계속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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