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경북 동해안이 정말로 오랜만에 북적거렸다. 포항 6개 해수욕장을 비롯해 경주 5개,울진 7개 해수욕장에 피서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탓이다. 이제껏 초가을 같던 날씨도 뜨거운 맛을 보여 주겠다는듯 불볕을 내리쬐어 해수욕장은 어디를 가릴 것 없이 북새통이었던 모양이다. 바다 뿐만이 아니다. 산간 계곡,안동 하회마을,을진 친환경농업엑스토도 초만원이었다고 한다. 지난 주말 경북을 찾은 피서객들이 100만명 이라니 알만하다.
오랜만에 `쨍하고 해뜰날’을 맞은 듯 상인들은 입이 귀에 걸렸다. 해수욕장 개장 이래 날씨의 조화 속에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했던 그날 그날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싶어 안쓰럽기도 하다. 평소 2시간여 거리인 포항 ~ 울진이 3배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북새통이었을 그 정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만 같다.
기상청은 오늘을 기점으로 불볕이 몰려오리라고 했다. 초가을 날씨가 땡볕에 밀려난다니 이제서야 여름맛이 날 모양이지만 한편으로는 날씨 변덕이 도를 넘는다는 생각도 든다. 해마다 이 무렵이면 고속도로는 `거대한 고속(苦速)주차장’으로 둔갑하곤 한다. 관계기관들도 손쓸 엄두조차 못내는 게 굳어진 풍속도다. 경기불황 탓에 바다 밖으로 나갈 관광 인파들이 국내에서 여름을 보내는 것도 혼잡의 한 가지 원인이다. 이런 행복조차 맛볼 엄두를 못내더라도 `해뜰날’을 흥얼거리며 이 여름을 이겨내자.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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