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2001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바미얀 지역의 대형 불상들을 파괴한 것처럼 종교 때문에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일이 재발한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런던 소재 비정부기구인 IWPR의 한 활동가는 그간 지역적 특성때문에 접근이 어려웠던 주파 묘역에 최근 발을 딛는데 성공했으며 묘역이 있던 곳이 개활지로 변해 있었음을 확인했다.
2천700~1만개의 십자가 비석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주파 묘역은 아제르바이잔 남서부 나키체반 주 안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 지역은 이웃 아르메니아, 이란과의국경선 때문에 마치 섬처럼 고립돼 있어 항공기로만 출입이 가능한 상태.
십자가 비석은 비석 모양의 돌 위에 수많은 모양의 십자가들이 정교하게 세공된것으로 묘석 역할을 한다.
가톨릭 계열 아르메니아 정교를 국교로 삼고 있는 아르메니아에서는 그동안 이비석들을 이슬람교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측에서 파괴했다고 주장했지만 아제르바이잔은 반대로 아르메니아가 이슬람교 유적들을 파괴했다고 반박해 왔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비석 유적의 파괴가 1994년까지 3만여명을 희생시키며 전쟁을 치렀던 양국 사이에 분쟁의 불씨로 번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IWPR은 주파 지역에 대한 답사 보고서에서 현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비석들에 대한 파괴 작업이 1989년부터 2002년 사이에 진행됐다고 밝혔다.
바르탄 오스카니안 아르메니아 외무장관은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파괴가 전시가 아닌 평화시에 이뤄졌다는 것이 바로 모순”이라며 아제르바이잔측을 비난했다.
하지만 타히르 타기제드 아제르바이잔 외무부 대변인은 해당 지역에 아르메니아의 문화 유적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아르메니아와 전쟁을 치른 역사가 있기는 하지만 아르메니아의 문화 유적을 파괴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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