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정의당’은 옛 통진당에서 떨어져 나온 당이다. 정의당 하면 노회찬, 심상정 얼굴부터 떠오른다. 그 정의당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해서 정가의 화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간의 이른바 ‘문-안-박 공동지도부’ 갈등으로 새정련 지지율이 급락한 것과 정반대 현상이다. 새정련의 자해극이 정의당을 살린 꼴이다.
리얼미터가 실시한 11월 4주차(23~27일) 주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정련 지지율은 26.3%로 2주 연속 하락한 반면, 정의당은 2.1%p가 상승한 7.4%를 기록해 창당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은 1주일 전 대비 0.4%p 오른 42.7%를 기록해 3주 연속 상승했다.
리얼미터 분석에 의하면, 정의당은 새정련 내분의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2030연령층, 사무직과 학생, 진보와 중도층 중심으로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지난 8월 1주차 최고 지지율이었던 6.6%를 4개월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새정련에 실망한 지지층이 정의당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표와 새정련의 위기다.
새정련의 지지율이 폭락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일이다. 문 대표가 당헌에도 없는 ‘문-안-박 공동지도부’카드를 꺼내드는 바람에 내분을 격화시켰고, 호남지역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자초했다. 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충돌은 갈수록 가관이다. ‘양초의 난’이다. 초선의원인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를 ‘두 명의 초선’으로 빗댄 것이다. 문 대표의 ‘문-안-박 공동지도부’ 제안에 안 전 대표는 ‘혁신전대’로 맞서 지지율 추락에 쐐기 노릇을 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두 사람의 충돌을 ‘폭탄돌리기’로 비아냥대고 있다.
이게 다가 아니다. 4선의 신기남 의원은 자기 아들이 경희대 로스쿨 졸업시험에서 탈락하자 학교로 찾아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회의원 ‘갑질’도 이 정도면 헤비급이다. 공정한 시험에서 탈락한 아들을 어떻게 구제하라는 것인지 변호사인 신 의원이 답을 내놔야 한다.
이런 가운데 새정련 소속 국회산업통상자원위원장인 노영민(3선·청주 흥덕을)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해놓고 자신의 시집을 판매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 것도 산자위 산하기관에 책을 팔았다는 것이다. 신기남 의원에 버금가는 ‘수퍼갑질’이다. 국회 산자위 산하기관인 대한석탄공사는 지난달 2일 노 의원의 시집 (하늘 아래 딱 한 송이)을 신용카드로 구매한 뒤 출판사(나무생각) 명의로 50만원어치의 전자영수증을 발급받았다. 노 의원 측이 영향력을 발휘해 시집을 강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노 의원 측은 “시집 발간 기념 북 콘서트를 연 뒤 나중에 책을 사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들 중 카드 결제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어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고 결제했다”고 밝혔다. 또 “동료 의원은 물론 피감기관에도 북 콘서트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고 국회에 포스터도 붙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초청장을 보내지도 않았는 데 공기관들이 달려와 책을 무더기 구입했다는 주장이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사업장이 아닌 곳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당장 노 의원은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으로 조사받아야 할 처지다. 그는 문재인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친노’다. 새정련의 자충수(自充手)가 상상을 초월한다. 정의당은 지지율이 오르자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당력을 쏟고 있다. 선거에서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해당 정당의 전체 의석수(지역구+비례대표)를 결정한 뒤, 여기서 지역구 당선자수를 뺀 의석 만큼 비례대표 의석을 차지하는 제도다. 이렇게 되면 정의당 의석은 쉽게 두자리수로 늘어난다. 새정련의 추락에 정의당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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