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의 분노-“영혼을 팔아먹은 인간들”
  • 한동윤
강금실의 분노-“영혼을 팔아먹은 인간들”
  • 한동윤
  • 승인 2016.0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김종인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 등으로 파국 일보직전까지 갔던 더불어민주당 내분은 김종인 대표가 당무거부 이틀만에 싱겁게 회군(回軍)함으로써 일단 봉합됐다. 김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정체성을 의심하고 많은 생각을 했다”며 “고민 끝에 당에 남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힘으로써 더민주당내 ‘친노-운동권’의 패권적 행태을 개탄하면서도 대표 자리를 던지지 못한 것이다.
 그에 앞서 더민주당은 김 대표의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을 추인했다. 바야흐로 ‘비례대표 5선’이라는 세계기록을 수립하는 순간이다.
 김 대표의 ‘셀프공천’으로 더민주당이 내분에 빠졌을 때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가 22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아무리 금배지가 좋다한들 당을 그렇게 통째로 내주고 싶냐. (더불어)민주당, 망하려면 곱게 망하라는 오래된 교훈이 있다. 미치려면 곱게 미치든가. 마음으론 이미 탈당했다. 영혼을 팔아먹은 인간들”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피(血)을 토하듯한 강 전장관의 분노는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에 ‘친노’가 치욕적으로 무릎을 꿇은 직후 나온 것이다. 집권까지 했던 ‘친노’가 금배지를 달겠다고 김 대표를 상전으로 모시며 ‘영혼을 판’ 모습이 역겨웠다는 뉘앙스다.
 김 대표가 주도한 공천에서 이해찬·정청래·강기정 의원 등 ‘친노’들이 탈락했을 때 ‘친노’는 침묵을 지켰다.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었지만 ‘친노’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려운 현실에서 김 대표 독주(獨走)에 제동을 걸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비례대표 공천에서까지 친노-운동권을 배제하자 ‘친노’는 폭발하고 말았다. 친노가 장악한 중앙위는 김 대표 비례대표 순번을 ‘2번’에서 ‘14번’으로 바꿨다. 그리고 당선가능 순위에 친노-운동권을 박았다. 공천권을 쥔 김 대표에 대한 도전이자 모욕이다. 

 오리지널 ‘친노’인 문성근·조국이 약속이나 한 듯 들고 나왔다. 문 씨는 김 대표의 ‘셀프공천’을 “후안무치도 유분수”라며 비난했다. 이해찬 의원 공천 탈락에 “김종인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하라”는 글까지 올렸다. 조국 서울대 교수도 “김종인 대표, 비례대표 2번. 5번 째 비례대표는 시간문제”라고 비꼬았다. 그러자 김 대표는 “나를 욕보이게 하는 것은 절대 용납 못한다”고 당무를 거부했다. 측근을 통해서는 “대표직 사퇴”를 흘렸다. 친노가 혼비백산했다. 문재인 대표가 부랴부랴 김 대표 집으로 달려갔다.
 이어 문성근-조국이 재빠르게 안면을 바꿨다. 문 씨는 트위터에 “하루종일 고민했다”며 “김 대표의 비례 2번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고개를 푹 숙였다.  조 교수도 페이스북에 “더민주 비례대표 문제를 단지 김 대표 순위 문제로 환원하면 안 된다”며 “김 대표 순위는 그 분에게 맡기는 것이 예의”라고 무릎을 꿇었다. 두사람의 표변(豹變)이 무서울 정도다.
 강금실 전 장관이 “아무리 금배지가 좋다한들 당을 그렇게 통째로 내주고 싶냐” “(더불어)민주당, 망하려면 곱게 망하라” “미치려면 곱게 미치든가” “마음으론 이미 탈당했다. 영혼을 팔아먹은 인간들”이라고 ‘친노’를 향해 분노를 쏟아낸 것은 이 때문이다. ‘금배지’를 달겠다고 김종인에게 당을 통째로 내주고 영혼을 팔아먹은 더민주당과 ‘친노’에게 “미치려면 곱게 미쳐라”는 극언을 퍼부은 것이다. 
 강 전 장관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왜냐하면 더민주당-‘친노’와 김종인은 애초 잘못된 결합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더민주당과 ‘친노’가 극도로 혐오하는 국보위와 민정당 출신이다. 대북 햇볕정책을 배신하고 “북한궤멸”을 언급한 극우다. 아무리 따져도 더민주와 김 대표는 접점이 없다. 그럼에도 문재인 전 대표와 ‘친노’는 김 대표를 ‘얼굴’로 내세웠다. 유권자들이 기피하는 ‘친노’색깔을 희석시키는 데 김 대표만한 인물이 없다고 본 것이다.
 비례대표 소동은 더민주당이 뼛속까지 ‘친노-운동권’임을 입증한 사례에 불과하다. 강 전 장관은 ‘친노’가 가면을 쓰기 위해 김 대표를 앞세운 행태에 “영혼을 팔아먹은 인간들”이라고 분노했다. 그런데 이번에 영혼을 팔아 ‘금배지‘를 달 수는 있는 걸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