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평양 냉면 한 그릇이 핵폭탄으로 돌아옵니다.” 캄보디아 한인회가 북한식당을 이용하지 말자며 사발통문으로 돌린 말이다. 교민과 관광객들이 북한식당에서 냉면 한 그릇 먹는 건 별게 아니지만 그게 모여 김정은의 핵폭탄으로 다가온다”는 각성(覺醒)이다.
캄보디아 한인회의 ‘북한식당 안 가기 운동’이 프놈펜 북한 식당 3곳의 문을 닫게 만들었다. 김현식 한인회장은 미국 VOA(미국의 소리) 방송과 인터뷰에서 “한인회가 2월부터 북한 식당 가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인 이후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냉면 한 그릇을 사먹는 게 별것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 돈으로 핵폭탄을 만드는 것이라면 우리도 가만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프놈펜에는 5년 전 북한 식당이 ‘평양 랭면관’과 ‘대동강 식당’ 2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4곳이 추가 개업해 성업 중이었다. 여성 종업원까지 동원한 가무(歌舞)와 함께 호객 행위로 호황을 누렸다. 이 덕분에 북한 식당 연간 수입이 25만~40만 달러(약 2억8000만원에서 4억6000만원)나 됐다. 현지 교민과 캄보디아를 찾은 우리 관광객들이 북한식당을 뻔질나게 드나든 결과다. 캄보디아 대표 관광지 씨엠립 북한 식당 2곳도 곧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주기병 씨엠립한인회장은 “손님이 없다”고 단언했다. 한국 관광객에 의존해왔지만 관광객이 우리 정부의 대북 제재 이후 발길을 딱 끊었다는 것이다.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 지배인과 종업원 13명 전원이 지난 7일 동남아시아를 통해 한국으로 망명했다. 이들은 “한국 TV 등을 통해 실상을 접한 뒤 망명을 고려하고 있다가 대북 제재 이후 결심했다”고 했다. 이들은 중국 연변 북한 식당 직원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그 뚱뚱한 몸으로 이 충격적인 소식을 어떻게 감당했을지 궁금하다.
북한은 전 세계에 130개 안팎의 식당을 운영하며 연간 약 4000만달러(약 461억원)를 벌어들인다. 90여개가 중국에 집중돼 있고, 나머지는 러시아(9개) 및 캄보디아(7개)·베트남(4개) 등 동남아다. 2013년 100개가 조금 넘었지만 김정은이 ‘달러’에 목을 매면서 수가 늘었다. 해외 북한 식당의 운영 주체는 김정은 통치 자금을 책임진 노동당 39호실 외에 국가안전보위부·정찰총국 등 공작 기구와 내각의 체육성·상업성·대외봉사총국 등이다. 대북 제재 이후 김정은은 해외 식당에 상납금을 독촉해 식당마다 곤경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거기에 한국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결정타를 맞은 것이다.
북한 해외 식당 근로자만 아니라 해외 공관원, 주재원들까지 김정은의 상납 강요에 고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잖아 북한 외교관과 근로자의 집단 탈출과 망명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예고다.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하자 아우성을 치는 야당 정치인이 많았다.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출과 망명이 공개되자 어느 진보언론은 “왜 하필 총선을 앞두고 공개했느냐”고 딴지를 걸었다. 우리에게는 핵무기를 들고 미쳐 날뛰는 북한이 무너지고 있다는 소식보다 더 반가운 뉴스가 없다. 북한 식당 근로자 전원 망명이 알려지는 게 그렇게도 싫은가?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