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최악의 ‘막장’ 19대 국회를 대체할 20대 국회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탄생했다. 253명의 지역구 당선자와 47명의 비례대표당선자 등 모두 300명의 선량(選良)이 뽑힌 것이다. 20대 국회와 국회의원들의 임기는 5월 30일부터 2020년 5월 29일까지다.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은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을 축하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북한 김정은은 핵무기를 휘두르며 “핵공격”을 외치고 있다. 세계경제는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어려움에 빠져 있고,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몇 년째 성장잠재력을 갉아 먹으며 장기불황 속으로 밀려가고 있다.
20대 국회 임기와 함께 할 향후 4년은 대한민국의 진운(進運)을 좌우할 결정적 시기다. 그 열쇠를 20대 국회와 300명의 국회의원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대 국회가 최악의 ‘막장’으로 지목된 19대 국회를 답습하면 우리에게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20대 국회마저 ‘막장’으로 내달리면 나라는 쪽박을 찰지 모른다. 20대 총선 당선자의 면면을 보면 그 가능성은 반반이다.
여야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19대 의원을 공천에서 대거 탈락시켰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친권(親權)강화 차원에서 현역을 교체했다. 아무리 여론이 비판해도 ‘진박’ 내리꽂기는 거침없었다. 결국 청와대 눈치를 보는 ‘거수기’를 국회에 대거 파견한 셈이다. 그들에게서 무슨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의정활동이 나올지 걱정이 앞선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현역 탈락자가 적지 않다. ‘친노-운동권’이 주 대상이다. 19대 국회 4년간 국회를 마비시켜온 그들의 비타협-투쟁노선에 대한 자성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한다. ‘막말도사’ 정청래, 광주의 운동권 강기정,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김현, 밀입북 주인공 임수경, ‘친노 좌장’ 이해찬 의원 등이 공천 탈락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발목잡기에 대한 나름대로의 반성으로 볼 수 있다.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 파동에서 더민주당 핵심인 중앙위는 여전히 친노-운동권이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총선이 끝났기 때문에 ‘바지사장’으로 불린 김종인 대표가 일선에서 후퇴하면 더민주당은 당장 친노-운동권의 마당으로 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북한인권법은 야당의 ‘몽니’ 때문에 국회에서 통과되는 데 무려 11년이 걸렸다. 지난 3월 가까스로 법이 통과됐지만 야당이 북한을 의식해 내용을 수정하는 바람에 형해화(形骸化)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북한인권센터를 법무부 아닌 통일부에 두도록 함으로써 법의 실효성이 저해되고 만 것이다. 테러방지법을 둘러싼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19대 국회를 ‘막장’으로 몰고간 하이라이트다. 필리버스터로 테러방지법을 반대한 의원 상당수가 다시 금배지를 달았다. 속성은 변하지 않은 것이다.
야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 그리고 친노-운동권의 대거 공천탈락으로 19대 국회와의 결별을 선언해야할 때가 왔다. 19대 국회에서 비타협 노선을 주도해온 문재인 전 대표가 야당의 본거지 광주(光州)로부터 외면당한 것은 대여 투쟁이 야당 본연의 모습이 아님을 입증한 것이다. 세월호 천막에 들어가 유족들과 단식투쟁을 함께한 문 전 대표의 ‘투쟁노선’ 정도면 광주에서 의당 박수갈채가 쏟아져야하지 않았을까?
남북관계에 결정적 시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 권력층 자식들이 집단 탈출하고 정찰총국 대좌와 외교관들까지 망명하는 북한은 체제 전체가 난파선 신세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버티지 못하고 ‘제2의 고난의 행군’ 어쩌고 하며 징징 울기 시작했다. 정치권이 합심하면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20대 국회는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비상한 자세를 갖춰야 한다. 20대 국회의 새 출발에 앞서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19대 막장국회의 기억부터 털어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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