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4·13 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대표 행보가 총선 이후에도 거침 없다. 김 대표가 18일 발표한 비대위 정무직 당직자에 측근들을 대거 포함시킴으로써 친정체제를 구축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친노’가 완전 배제됐을 뿐만 아니라 아예 ‘비노’로만 짜였다.
김 대표의 친정체제 구축은 총선 이후에도 당의 전권을 쥐고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6월말이나 7월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의 차기 대표 선출과 관련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경선’이 아니라 ‘합의추대’에 의한 대표다.
김 대표는 4·13 총선을 통해 친위부대를 만들었지만 하부 인프라는 전혀 없다. 그 증거가 김 대표의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과 전문가 그룹의 비례대표 공천 순번이 당 비대위와 중앙위에서 뒤집어진 ‘반란’이다. 이런 상황을 경험한 김 대표가 당 대표 ‘경선’에 나설리는 만무하다. 그의 측근은 “그동안 당 대표 선거가 계파 대리전처럼 치러졌는데, 계파 싸움을 또 하면 국민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 본인도 당 대표로 추대하면 수락하겠느냐는 질문에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볼 문제”라며 여지를 남겨뒀다. 마다하지 않겠다는 속셈을 내비친 것이다. 결국 ‘경선’아닌 ‘추대’로 대표를 뽑자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게 가능할까?
과연 ‘친노’가 김 대표에게 당을 고스란히 내줄 것인가? ‘글쎄’다. 공천에서 탈락한 정청래 의원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심(私心)공천 전횡을 휘두른 5인방을 조만간 공개하겠다. 사심 없는 시스템공천 하고 비례공천 파동 없이 문재인의 호남 방문을 훼방 놓지 않았다면 더민주가 과반 의석을 확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가 “승리”로 자부하는 총선 결과를 뿌리부터 부정한 재뿌리기다.
정 의원이 지목한 ‘공천 전횡을 휘두른 5인방’은 김종인 대표와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 박영선 비대위원, 이종걸 원내대표,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을 가리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문재인의 호남 방문을 훼방 놓지 않았다면 더민주가 과반 의석을 확보했을 것”이라는 주장은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을 탐탁스럽지 않게 여긴 김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총선 승리로 한껏 들뜬 김 대표 입장에서는 몹시 거슬리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당 일각에서는 “북한 궤멸”이라고 하는 등 김 대표의 ‘우(右)클릭’ 행보에 대해서도 불만이 적지 않다. 정체성과 선명성을 내건 노선싸움 가능성이 없지 않은 분위기다. 문화일보 지적처럼 ‘김 대표가 당에서 떠나거나 쫓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될지, 김 대표가 비례대표 2번 파동 때처럼 다시 당무거부에 돌입할지 총선이 끝난 뒤의 더민주당 분위기가 간단치 않아 보인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