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11일~17일(제51주) 전체 인플루엔자 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61.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에 비하면 무려 77%나 늘어난 수치다. 증가 폭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우려스런 대목은 초·중·고 학생연령인 7~18세의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숫자로 1000명당 153명에 달했다. 전주와 비교하면 42% 급증한 것으로 1997년 인플루엔자 감시체계를 도입한 이래 최고치였다. 종전 최고치는 2013~2014년절기 당시의 1000명당 115명이었으니 올해 독감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특히 초ㆍ중ㆍ고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학부모의 걱정이 큰데, 일부 지역에서는 독감 예방접종을 하기도 쉽지 않아 애를 태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접종 가격이 저렴한 보건소의 경우는 이미 지난 10월 말 일찌감치 백신을 소진했고, 일부 지방의 민간의료기관들은 수요를 예측하지 못해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국가 전체의 백신 확보물량은 부족하지 않지만, 지역별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수요가 단기간에 폭등하면서 일시적인 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백신 제조, 판매 업체 등에 신속한 유통을 요청했다.
의아한 것은 독감이 학생층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한 지 오랜데 정부 차원의 대응이 매우 늦었다는 사실이다. 학령기 인플루엔자 의심환자의 숫자는 이미 11월 셋째 주에 유행기준을 넘었지만, 주의보가 발령된 때는 지난 8일에서였다. 이는 인플루엔자 주의보가 특정 연령대와 지역과는 무관하게 전체 환자 수를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험급여를 인정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어서 이런 기준이 세워졌다는 설명이지만 너무 시대에 뒤처진 방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특정 연령대에 맞는 예비주의보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한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즉각 시행에 옮기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한다.
각급 학교가 방학 기간에 들어가기 때문에 학령기 환자가 더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기는 하지만, 요즘은 방학 기간에도 단체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또 아직은 백신을 맞는 것보다 좋은 예방책은 없으므로 감염을 피하기 위해서는 예방접종을 하고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감염 의심 증상이 생기면 즉시 치료제를 먹고, 다중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는 공중위생 예절도 꼭 지켜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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