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사가 마련한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 결과 불과 198표, 2%라는 간발의 차이로 힘겹게 타결됐다. 이로써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래 지속된 55년 무분규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그러나 이번 단체교섭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 양상은 노사 모두에게 중대한 과제를 남겼다. 시대에 맞는 노사관계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약점이 적나라하게 노정된 만큼 새로운 선진 노사문화의 기틀을 다지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포스코 노조는 9일 실시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 모두 1만856명(투표율 96.5%)의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5527표(50.91%), 반대 5329표(49.09%)로 합의안을 가결했다. 가결된 합의안의 핵심은 ‘기본급 17만원 인상’, ‘주식 400만원 지급’, ‘일시금(비상경영 동참 격려금) 250만원’, ‘지역상품권 50만원’, ‘격주 4일 근무제도 도입’, ‘경영성과금제도·복리후생 재설계 등을 위한 TF구성’ 등이다.
올해 단체교섭은 글로벌 경기침체, 수익성 악화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5일까지 24회가 넘도록 이어진 노사교섭은 임금·단체협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위원회 조정 기간 중 75%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한 바 있다. 중노위는 조정기일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밤샘 조정 회의를 거쳐 가까스로 노사 간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커뮤니케이션 장벽을 제거하는 일이 급선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를 그 중심에 놓아야 한다. 경영진은 노동자들의 애환을 상청(常聽)하고, 노동자들은 기업의 미래를 늘 깊이 헤아려야 한다. 이번 기회에 노사 모두 진정한 애사심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
포스코는 포스코만의 것이 아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마터면 포스코 노사 무분규 전통이 무너질 뻔했던 이번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 선진 노사문화를 구축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늘 치러지는 2023 임단협 조인식이 새로운 희망의 출발점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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