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명장 사명감 갖고 더욱 정진”
  • 이진수기자
“양복 명장 사명감 갖고 더욱 정진”
  • 이진수기자
  • 승인 202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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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천 미성양복점 대표
대한민국 명장 인증서 수상
부친으로부터 자연스레 배운
정성 가득한 손바느질과 기술
아들에게도 고스란히 전수돼
50년 ‘양복’ 한길 인생 결실
“앞으로 후진양성에 더 힘쓸 것”
 
대한민국 명인·명장 선발대회에서 양복 명장으로 선정된 손병천 미성양복점 대표

손병천 미성양복점 대표가 ‘대한민국 명인·명장 선발대회’에서 대한민국 명장 인증서를 수상했다.

청사모(청리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도전한국인본부는 24일 대한민국 명인·명장 선발대회에서 손병천(71) 대표의 뛰어난 양복 기술은 물론 그의 부친과 손 대표의 아들에 까지 3대에 걸친 양복 가업을 인정해 손 대표에게 대한민국 명장(양복 부문) 인증서를 수여했다.

경기도에서 개최된 이날 행사에 3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박용고(고려청자) 안노찬(한식) 차정민(한글 콘텐츠) 김옥신(김치) 정인숙(침술) 등 각 부문의 인사들이 손 대표와 함께 명인·명장 인증서를 수상했다.

손 대표는 “앞으로도 후진 양성에 힘써 달라는 취지에서 명장 인증서를 수여한 것 같다”면서 “양복 명장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더욱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에도 도전한국인본부로부터 ‘제12회 대한민국 명인 인증서’를 받은 그는 이번 수상으로 명실상부한 한국의 양복 명인·명장 반열에 우뚝 섰다.

어떤 분야에서 기예가 뛰어나 유명한 사람을 ‘명인’이라 하며, 기술이 뛰어나 이름난 장인을 ‘명장’이라 칭한다. 손 대표의 양복 기술이 그러한 실력을 갖춘 것이다.

손 대표는 부친 손의진 씨가 해방 이후 1947년 서울 명동에 양복점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양복 기술을 배웠다. 부친의 양복 기술은 우리나라 패션의 대명사인 명동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이었다.

부친은 늘 아들에게 ‘바느질 하나에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 ‘최고의 옷을 만들어라’며 담금질을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가르침은 아들에게 고스란히 전수돼 손 대표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아버지가 그리했던 것처럼 손 대표의 기술은 아들 혁준(38) 씨에게 계승됐다. 양복의 3대 가업이다.

혁준 씨는 “아버지가 할아버지에게 배웠던 것처럼 자신도 양복의 모든 것을 아버지에게 배웠다. 직업적으로 아버지를 존경할 수밖에 없으며 아버지는 스승 같은 존재”다고 말했다.

기성복이 즐비한 현실에서 맞춤 양복은 특정인을 위한 단 한 벌의 의복이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손바느질로 작업하기에 양복사의 실력은 물론 상당한 열정과 인내를 요구한다.

시련도 있었다. 1997년 IMF 사태에 이어 최근 3여 년 지속된 코로나19로 결혼식이나 행사가 거의 없어 맞춤 양복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였다.

가업을 접어야 하는 갈림길에서 손 대표는 돌아가신 부친의 유지를 생각하며 주말이면 강원도 산골에서 텃밭을 가꾸며 마음을 추슬렀다.

특히 울산에 있는 어린 외손녀(이유나)의 천진난만한 웃음과 귀여운 재롱이 시름을 잊게 했으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정신력을 갖게 했다.

20대 청춘부터 어느덧 고희(70세)에 이르기까지 50년 세월을 ‘양복’이라는 한길 인생으로 살아온 손 대표. 그는 앞으로도 후진 양성과 맞춤 양복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자신의 업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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