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의 천지개벽(天地開闢)
  • 경북도민일보
영일만의 천지개벽(天地開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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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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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욱 편집국 정경부장

천지개벽은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열린 것’을 말하며 자연계에서나 사회에서 큰 변혁이 있을 때 일컫는다.

최근 이강덕 포항시장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발표와 관련해 “만약 포항 앞바다에서 석유·가스가 나온다면 포항은 천지개벽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시장은 특히 “석유·가스가 나온다면 이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산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고 정유 등 석유 관련 전후방 산업과 미래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로 포항은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의 말처럼 포항 앞바다에서 석유가 나온다면 포항은 말 그대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임에 분명하다.

물론 성공 가능성이 20%에 불과하고 또 성공한다고 해도 본격 생산에 들어가려면 10년이나 걸리는 등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또 7년전 지열발전 사업 추진에 따른 촉발지진으로 트라우마가 있는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시추 시 안전에 유의해야 하는 등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그래도 포항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은 포항에는 분명 희소속임에 틀림없다.

50여 년전 어업을 주로 하는 작은 항구도시에 불과했던 포항은 포스코가 들어옴으로써 ‘영일만의 기적’을 연출했다.

과거 ‘산업의 쌀’로 불리던 철을 생산함으로써 포항은 포스코의 창립이념인 ‘제철보국’(포스코를 반드시 성공시켜 국가와 국민에 보답하자)을 실현한 도시였다.

말 그대로 포항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중심에 있는 도시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철강경기 침체 등으로 포항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17년 발생한 촉발지진으로 큰 피해를 당한 후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시민들이 있을 정도로 상처가 컸다.

이 지진으로 실제 포항을 떠나 다른 도시로 이주한 시민들도 있었고 7년이 지난 지금도 포항시민 대부분이 정부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보상 소송을 벌이고 있을 정도다. 또 지난 2022년 태풍 힌남노 내습으로 포항은 설상가상의 상황을 맡기도 했다. 이 태풍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주택,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공단이 침수되는 등 포항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지진의 상처가 채 가시기도 전에 엄습한 태풍 피해는 지진과는 또 다른 트라우마로 많은 시민들의 가슴에 큰 생채기를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은 민·관이 힘을 모아 이차전지, 바이오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통한 제2의 도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차전지 등 미래 산업을 전략적으로 발전시켜 기존 철강 중심에서 탈피, 산업구조를 다변화시킴으로써 다시 한번 비상(飛上)을 꿈꾸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포항 앞바다에 다량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대통령의 발표가 있었다.

만약 가능성이 현실이 된다면 지진, 태풍 등으로 큰 시련을 겪은 포항시민들에게 분명 ‘신이 내려준 선물’이 될 것이다.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인생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어 미리 헤아릴 수가 없다는 뜻)라 했던가.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는 것일까.

본격 생산까지는 아직 첩첩산중(疊疊山中)이지만 포항 앞바다에서 반드시 석유·가스가 펑펑 쏟아져 나와 포항이 ‘제2의 영일만의 기적’을 쓰기를 간절히 바라 본다.

김대욱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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