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존경하옵는 보훈부 장관님께 드립니다(2)
-존경하옵는 보훈부 장관님께 드립니다(2)
존경하옵는 장관님
1905년 7월 29일에 열렸던 ‘미국와 일본의 비밀협약’에서 일본의 가쓰라 다로 당시 수상과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특사였던 W. H. 태프트가 비밀 협약에 사인을 했습니다. 그런 다음 태프트가 자기 나라 대통령에게 올린 보고서에 이런 얘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한반도는 중국의 이마를 두들기는 망치와 같고, 일본의 심장을 겨누는 창과 같다.”
참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극명하게 밝힌 말이죠. 우리는 젊은 세대에게 한반도의 이 지정학적인 특성을 안보교육과 함께 철저히 교육해야 합니다. 우리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특성을 꿰뚫은 외부 세력들이 한반도를 집어삼키기 위해 시도했던 수 많은 사실들을 우리는 역사에서 똑똑히 보고 있습니다. 삼국시대의 수나라와 당나라의 침임, 고려 때의 거란과 몽골의 침임, 조선 때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며 청일전쟁과 한일합방의 비극, 그리고 최근의 6.25전쟁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세력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전쟁들이 이 땅에서 있었습니까? 전 정부 5년 동안 안보교육을 말살했던 불행을 이제 다시 거듭해서는 아니 됩니다.
존경하옵는 장관님
저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 같이 전쟁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성직자가 되려고 큰집을 나와 신학교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5년간의 힘든 공부 끝에 결국 기숙사비를 두 학기나 내지 못하게 되자 어쩔 수 없이 퇴교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한 해에 서너 번씩 분기별로 나누어 애처롭게 지급되던 저의 실낱과 같은 보훈연금이 신학대학교 1학년 1학기 때 만 20세로 끝나버렸기 때문입니다. 수도원 같은 신학교 생활에서 다시 세상으로 되돌아가야 하는데, 저는 이제 갈 집도 없고 한 끼 식사도 해결할 수 없는 막막한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제가 교수의 꿈을 작은아버님께 말씀드렸는데, 작은아버님은 옛날 아버님과의 약속을 생각하시고는 ‘그래, 한번 시작해 보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험난하고도 신산했던 여정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다행히 독일 국민이 보내준 장학금으로 동국대학교를 겨우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간의 모진 객지 생활, 경제적 궁핍, 미래의 불확실성 등등으로 인한 심한 신경과민으로 결국 십이지장궤양이라는 모진 병을 앓게 되었습니다. 훗날 1978년 여름에 십이지장을 모두 드러내는 개복 수술을 받았습니다. 문병차 병원을 들렀던 작은아버님께서는 혼수상태에 빠진 저를 보고,
“저놈 저거, 인간 되기 글렀다.”
집사람에게 한 말씀 하시고는 집으로 가셨다고 합니다. 기대했던 조카의 애처로운 모습을 본 작은아버님의 장탄식을 지금도 생각하면 송구스러워 눈물이 납니다.
제가 박사학위를 받던 날, 작은아버님께서는 무거운 숙제를 마치신 듯, 문중 어른들을 초빙하여 조상의 영전에 후손의 학위취득을 고하고 크게 잔치를 열었습니다. 저의 작은아버님은 아버님과의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 당신 아들보다 조카를 더 거두셨습니다. 상이군경이셨던 작은아버님은 이제 영천호국원에서 숙모님과 함께 잠들어 계십니다.
존경하옵는 장관님
최근에 발표된 [2024년 보훈급여_월지급액표(안)]을 보면, 상대적으로 6.25전몰군경유공자와 그 유족에 대한 예우가 너무나 미미함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국가유공자 및 유족(기존 등록자)> 중 [상이군경 등]의 표를 보면, 상이군경은 최고 1급 1항에 6,53만8000원, 1급 2항에 547만7000원, 1급 3항에 458만3000원 2급에 305만2000원, 등등 부상 등급에 따라 7급까지 최저 608,000원을 매달 보상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간호 수당이란 이름으로 1급 1항에 306만1000원, 1급 2항에 294만5000원, 1급 3항에 283만2000원, 그리고 2급에 97만9000원을 별도로 매달 보상받고 있습니다. 상이군경 최고 보상은 연중 1억 원이 넘습니다. 그리고 상이군경이 사망하면 배우자가 [군경유족 등]에 들어와 유족 보상을, 부상 등급에 따라 매달 수백만 원에서 수십만 원까지 또 보상받고 있습니다. 참으로 잘 만들어진 보훈보상제도입니다.
그런데 호국영령이신 전몰군경유공자 당사자의 보상은 어느 곳에도 없습니다. 같은 1차 유공자 당사자인 상이군경과 참전용사들의 보상금은 당사자에게 직접 주어지고 있으나, 호국영령이신 전몰군경유공자의 보상금은 직계가족, 즉 젊디젊은 아들을 나라에 바친 부모이거나, 사랑하는 남편을 나라에 바친 미망인이거나, 하늘 같은 아버지를 나라에 바친 제적 유자녀에게 직접 전달되어야 하는데 유족 중에 그 보상금을 받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보훈부의 참전 명예수당에도 참전한 호국영령들은 제외되었으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참전용사 명예수당도 지방자치단체마다 보상 수준이 천차만별입니다.
장영길 동국대 명예교수
1905년 7월 29일에 열렸던 ‘미국와 일본의 비밀협약’에서 일본의 가쓰라 다로 당시 수상과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특사였던 W. H. 태프트가 비밀 협약에 사인을 했습니다. 그런 다음 태프트가 자기 나라 대통령에게 올린 보고서에 이런 얘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한반도는 중국의 이마를 두들기는 망치와 같고, 일본의 심장을 겨누는 창과 같다.”
참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극명하게 밝힌 말이죠. 우리는 젊은 세대에게 한반도의 이 지정학적인 특성을 안보교육과 함께 철저히 교육해야 합니다. 우리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특성을 꿰뚫은 외부 세력들이 한반도를 집어삼키기 위해 시도했던 수 많은 사실들을 우리는 역사에서 똑똑히 보고 있습니다. 삼국시대의 수나라와 당나라의 침임, 고려 때의 거란과 몽골의 침임, 조선 때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며 청일전쟁과 한일합방의 비극, 그리고 최근의 6.25전쟁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세력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전쟁들이 이 땅에서 있었습니까? 전 정부 5년 동안 안보교육을 말살했던 불행을 이제 다시 거듭해서는 아니 됩니다.
존경하옵는 장관님
저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 같이 전쟁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성직자가 되려고 큰집을 나와 신학교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5년간의 힘든 공부 끝에 결국 기숙사비를 두 학기나 내지 못하게 되자 어쩔 수 없이 퇴교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한 해에 서너 번씩 분기별로 나누어 애처롭게 지급되던 저의 실낱과 같은 보훈연금이 신학대학교 1학년 1학기 때 만 20세로 끝나버렸기 때문입니다. 수도원 같은 신학교 생활에서 다시 세상으로 되돌아가야 하는데, 저는 이제 갈 집도 없고 한 끼 식사도 해결할 수 없는 막막한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제가 교수의 꿈을 작은아버님께 말씀드렸는데, 작은아버님은 옛날 아버님과의 약속을 생각하시고는 ‘그래, 한번 시작해 보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험난하고도 신산했던 여정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다행히 독일 국민이 보내준 장학금으로 동국대학교를 겨우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간의 모진 객지 생활, 경제적 궁핍, 미래의 불확실성 등등으로 인한 심한 신경과민으로 결국 십이지장궤양이라는 모진 병을 앓게 되었습니다. 훗날 1978년 여름에 십이지장을 모두 드러내는 개복 수술을 받았습니다. 문병차 병원을 들렀던 작은아버님께서는 혼수상태에 빠진 저를 보고,
“저놈 저거, 인간 되기 글렀다.”
집사람에게 한 말씀 하시고는 집으로 가셨다고 합니다. 기대했던 조카의 애처로운 모습을 본 작은아버님의 장탄식을 지금도 생각하면 송구스러워 눈물이 납니다.
제가 박사학위를 받던 날, 작은아버님께서는 무거운 숙제를 마치신 듯, 문중 어른들을 초빙하여 조상의 영전에 후손의 학위취득을 고하고 크게 잔치를 열었습니다. 저의 작은아버님은 아버님과의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 당신 아들보다 조카를 더 거두셨습니다. 상이군경이셨던 작은아버님은 이제 영천호국원에서 숙모님과 함께 잠들어 계십니다.
존경하옵는 장관님
최근에 발표된 [2024년 보훈급여_월지급액표(안)]을 보면, 상대적으로 6.25전몰군경유공자와 그 유족에 대한 예우가 너무나 미미함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국가유공자 및 유족(기존 등록자)> 중 [상이군경 등]의 표를 보면, 상이군경은 최고 1급 1항에 6,53만8000원, 1급 2항에 547만7000원, 1급 3항에 458만3000원 2급에 305만2000원, 등등 부상 등급에 따라 7급까지 최저 608,000원을 매달 보상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간호 수당이란 이름으로 1급 1항에 306만1000원, 1급 2항에 294만5000원, 1급 3항에 283만2000원, 그리고 2급에 97만9000원을 별도로 매달 보상받고 있습니다. 상이군경 최고 보상은 연중 1억 원이 넘습니다. 그리고 상이군경이 사망하면 배우자가 [군경유족 등]에 들어와 유족 보상을, 부상 등급에 따라 매달 수백만 원에서 수십만 원까지 또 보상받고 있습니다. 참으로 잘 만들어진 보훈보상제도입니다.
그런데 호국영령이신 전몰군경유공자 당사자의 보상은 어느 곳에도 없습니다. 같은 1차 유공자 당사자인 상이군경과 참전용사들의 보상금은 당사자에게 직접 주어지고 있으나, 호국영령이신 전몰군경유공자의 보상금은 직계가족, 즉 젊디젊은 아들을 나라에 바친 부모이거나, 사랑하는 남편을 나라에 바친 미망인이거나, 하늘 같은 아버지를 나라에 바친 제적 유자녀에게 직접 전달되어야 하는데 유족 중에 그 보상금을 받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보훈부의 참전 명예수당에도 참전한 호국영령들은 제외되었으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참전용사 명예수당도 지방자치단체마다 보상 수준이 천차만별입니다.
장영길 동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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