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김씨 삼현 공파 72대손 8대 독자 울 아부지
1남 6녀, 끝내 독자로 죄 많다 하늘 간 울 아부지
울 아부지, 언제 저리 굴건제복 후손들을 두시었소
울 아부지, 하늘에서 웃고 계시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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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이건 시가 아니다. 시라고 명명하기엔 ‘이 무슨 잡설인가?’ 싶은 것을 내 다 안다. 작품으로써는 나조차도 흡족치 않다. 그럼에도 이렇게 쓴 이 문장들은 내 온 마음의 헌화다. 감나무집식구들의 ‘보배’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다. 사랑이다.
6살 난 아들 유치원에 데려다주던 비 오는 날 가을 아침, 완장 낀 나무들의 긴 행렬을 만났다. 마치 자손 번성한 집안 장례식장의 상주들을 보는 듯했다. 아빠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날 이후 며칠 동안은 내 가슴에 멍울이 든 채 숨을 골라야 했다.
[감상] 이번에는 흥해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디카시를 수강하시는 김미지 님의 작품이다.
귀하게 늦게 얻은 아들이지만 후손까지는 보지 못하고 떠나신 아버지의 마음과 굴건제복하고 선 후손들을 보여주고 싶은 자식의 바람이 잘 드러나 보인다.
상주의 완장을 한 것 같은 저 날의 저 나무 사진이 있어 디카시 ‘위대한 유산’이 완성되었다.
발표 후 시간이 끝난 뒤에도 ‘하늘에서 웃고 계시지라’하는 말이 가슴언저리를 맴돈 하루였다.
디카시: 김미지 / 감상: 정사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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