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국민어머니 대신 `아들의 엄마’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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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자, 국민어머니 대신 `아들의 엄마’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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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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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뜨거운 모성애 그린 영화
 
봉준호와 김혜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앤젤리나 졸리. 노련한 감독과 뛰어난 연기력의 여배우가 호흡을 맞춰 `인간’ 특히 `모성’을 향한 뜨겁고 집요한 관심을 스크린으로 담아냈다. 비정하고 가혹한 세상에서 인간이 짜낼 수 있는 극한의 용기와 의지, 희미하게 찾아오는 희망과 구원의 이야기는 동·서양 할 것 없이 이어진다.
 
새영화  `마더’
 
 
 
살인사건 범인으로 내몰린 어수룩한 아들
아들 무죄 입증하려는 엄마의 처절한 사투
"상황이 어떻든 엄마의 본질은 똑같다"

 
 “첫 촬영 때 똑같은 장면을 18번을 찍는데, 내가 진짜 연기를 못 하나보다, 나 때문에 영화를 망치면 어떡하나, 별걱정을 다했다. 5개월을 그렇게 보냈다. 자기가 뭘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포기를 모르는 감독이고 그 덕분에 힘들어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연기 경력 30년의 `국민 어머니’ 김혜자가 한 장면을 18번 찍으면서 감독으로부터 `오케이’를 받지 못하는 광경을 상상할 수 있을까.
 김혜자가 촬영 당시를 되돌아보면서 이런 에피소드를 소개할 정도로 김혜자-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지독한 프로들의 만남’을 통해 탄생했다.
 `마더’는 나잇값을 못하는 어수룩한 아들 도준이 동네에서 여고생 살해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자 도준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한 사투에 나서는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다.
 봉 감독은 “엄마와 모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시나리오에는 내가 지켜봤던 엄마의 모습, 이 영화의 출발이 됐던 혜자 선생님의 모습, 지금 아이가 중학교 1학년인데 아이를 키우며 들었던 생각 등이 섞였다”고 말했다.
 김혜자는 “이제까지 엄마와 다르다고 생각할 테지만 엄마의 본질은 똑같은데, 다만 이런 상황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라며 `마더’의 매력으로 “어딘가 그리스 비극의 느낌이 났고, 구석구석 숨은 그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마더’의 제작비는 보통 상업영화의 30억∼40억원보다 훨씬 많은 60억원. 제작진은 제작비의 상당수가 완벽한 공간을 만드는 데 쓰였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마을의 여러 모습을 담기 위해 제작진은 여산, 여수, 파주, 경주, 제천, 고성 등을 돌며 `전국 일주’에 나섰다. 촬영 장소 헌팅을 위해 제작진이 나눠 탄 차량이 12주간 전국을 돌며 각각 8만㎞를 뛰었고 사진 4만장을 찍었다.
 봉 감독은 “필름 값보다 기름 값이 더 나온 영화”라며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일이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막내린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 수상에 실패한`마더’는 28일부터 국내 극장에 개봉했다.
 


 
추천비디오  `체인질링’
 
 
 
“저 아이는 내아들이 아냐, 내 아들을 돌려줘요”
세상과 홀로 맞선 그녀의 감동실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체인질링’은 19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삼았다. 직장여성 크리스틴(앤젤리나 졸리)은 홀로 키우던 어린 아들 월터가 갑자기 사라지자 아들을 찾아줄 것을 눈물로 호소한다.
 경찰이 몇 달이 지나도록 단서조차 잡지 못하자 시민들은 경찰의 무능을 성토하며 분노를 쏟아낸다. 다급해진 경찰은 여론을 가라앉히려 엉뚱한 아이를 데려다 놓고 크리스틴에게 아들로 인정하라고 강요한다.
 크리스틴이 이를 거부하고 제대로 아들을 찾아달라고 요구하자 경찰은 그의 정신에 이상이 생겨 아들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양육을 회피하는 것으로 몰아가고, 크리스틴은 진실과 아들을 찾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다.
 `체인질링’은 1920년대에 홀로 아이를 키우는 크리스틴이 도시 전체를 뒤집어놓는 과정이 신랄하게 묘사돼 있다.
 특히 관객이 눈여겨 볼만한 부분은 앤젤리나 졸리의 모성 연기다.
 졸리는 아들을 잃은 엄마의 숨 막히는 심정, 침착하게 이성을 지키려는 강인함, 극한의 상황에 몰려 분노를 쏟는 모습까지 어려운 내면 연기를 기대 이상으로 소화했다.
 그는 그동안 액션영화로 섹시하고 거친 이미지를 각인시켜왔지만, 워낙 언론에 아이를 끔찍이 사랑하는 실생활에서의 모습이 자주 노출돼온 터라 그의 연기 변신은 어색하지 않다.
 또한 `미스틱 리버’, `밀리언 달러 베이비’ 등 진한 페이소스를 담은 작품들로 호평받아 온 노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출력은 더욱 노련해졌다.
 단순히 할리우드 톱스타를 기용해서가 아니라 이스트우드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신파에 가깝게 극적이고 강렬해 대중적인 호소력이 짙다.
 시각적으로도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생생하고 뚜렷한 영상을 보여줘 관객의 심금을 적절히 울린다.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집단을 향한 이스트우드의 비판적 목소리는 이전보다 더욱 뚜렷해졌다.
 올해 1월 개봉작. 청소년 관람불가.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주말영화소식
 
엄마 위력, 터미네이터도 꼼짝 못한다
`마더’예매점유율 1위 차지


 봉준호 감독의 신작 `마더’가 주말 극장가 예매점유율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28일 개봉한 `마더’는 맥스무비 68.1%, 인터파크 50.5%,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43.4%로 각각 예매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최근 막을 내린 칸 영화제에서의 호평에 힘입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지난주 1위를 차지했던 `터미네이터:미래 전쟁의 시작’은 `마더’의 가파른 상승세에 눌려 맥스무비 22.9% 등 주요 영화사이트 예매 순위에서 2위로 주저앉았다.
 `마더’와 `터미네이터:미래 전쟁의 시작’의 양강 체제 속에 `천사와 악마’(맥스무비 3위 3.9%)를 비롯한 나머지 영화들은 주춤거렸다.
 또한 350만명을 넘긴 한국 코미디 `7급 공무원’, 평단의 호평에도 고전하고 있는 `김씨 표류기’,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쥐’는 모두 한 자릿수의 예매점유율을 보였다.
 한·일 양국의 청춘스타 하정우와 쓰마부키 사토시가 열연한 `보트’와 60~70대의 사랑을 담은 독일 영화 `우리도 사랑한다’, 미국산 공포물 `에코’도 `마더’와 같은 날인 28일 개봉했지만 모두 예매순위 10위권 진입에는 실패했다.
 이번주에는 2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인디포럼 2009’가 눈길을 끈다. `외출’, `산책가’, `소년 마부’ 등 60여 편의 독립영화가 소개된다. 연합
 


 
유지태 단편영화`초대’ 내달 11일 상영
 
 유지태가 각본과 감독, 주연을 맡은 네 번째 단편 영화 `초대’가 극장에서 상영된다.
 영화사 스폰지는 27일 유지태의 `단편’을 다음 달 11일 개봉하는 `애니 레보비츠: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과 동반 상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화 `애니 레보비츠’는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포옹 사진으로 잘 알려진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유지태와 엄지원이 주연한 `초대’는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고 모두 사진으로 완성했다.
 `초대’는 다음달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제11회 쇼트쇼츠국제단편영화제(Short Shorts Film Festival, SSFF)에도 초청받았다.
 유지태는 지난해에도 세 번째 작품 `나도 모르게’를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단편`커튼레인저’와 함께 스폰지하우스에서 개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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