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폭발하면 아빠·동생에게 갈 수 있지 않을까 ” 새영화&추천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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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폭발하면 아빠·동생에게 갈 수 있지 않을까 ” 새영화&추천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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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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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아이들과 마법같은 영화 만들어
 

엄마 따라 외갓집에 살게 된 코이치
도시가 없어지는 소원을 빌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

아이들 말·행동 삶의 본질 담담하게 얘기
판타지·인위적 설정없이 희망 보여줘

중반부터 화산 폭발하듯 강력한 힘 뿜어내

 
 이 눈부신 아이들에게 빠져들지 않을 도리가 없다.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아무도 모른다’로 13세 소년에게 칸영화제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안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다시 또 아이들과 함께 마법같은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고레에다 감독의 새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아무도 모른다’와는 사뭇 다르다.
 인물들이 안고 있는 어두운 현실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돌파해 나가는 힘을 보여준다. 그 어떤 판타지나 인위적인 설정 없이도 기적과도 같은 희망을 보여준다.
 영화의 배경이자 중요한 소재이기도 한 도시 가고시마. 이곳에는 계속 분화 중인 사쿠라지마 화산이 있다.
 엄마를 따라 가고시마의 외갓집에서 살게 된 `코이치’(마에다 코키)는 분화 중인 화산 옆에서 화산재를 맞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게다가 코이치는 후쿠오카에서 살고 있는 아빠, 동생과 떨어져 살아야하는 것이 불만이다. 인디 음악을 하는 아빠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들게 된 가족은 헤어졌고 엄마는 코이치를 데리고 외갓집에 얹혀 살게 됐다. 어릴 때부터 아빠를 닮았다는 소리를 들은 동생 류노스케(마에다 오시로)는 아빠를 따라 후쿠오카에서 살겠다고 한다.
 동생과 전화 통화를 하며 그리움을 달래던 코이치는 어느날 같은 반 아이에게서 `기차가 마주칠 때 소원을 빌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얘기를 듣고 한 가지 소원을 정한다. 화산이 폭발하게 해달라는 것. 코이치는 화산이 폭발하면 도시가 없어져 엄마와 함께 아빠, 동생에게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코이치는 인근 도시에 개통된 신칸센 열차가 교차하는 순간을 보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여행 계획을 세우고 후쿠오카에 사는 류노스케 역시 친구들과 함께 여기에 동참하게 된다.
 이런 줄거리의 영화는 언뜻 보면 그냥 아이들의 순진한 소동쯤으로 짐작되기 쉽지만, 영화는 절대 가볍지 않다. 고레에다 감독은 어른을 능가하는 아이들의 말과 행동으로 삶의 무거운 본질을 담담하게 얘기한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꾸밈이 없지만, 세상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는 것쯤은 알고있다. 그들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현실에 놓인 장애를 하나씩 뛰어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간다.
 영화는 초반에 다소 느슨하게 전개되는 듯하지만, 아이들이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중반부터 화산이 폭발하듯 강력한 힘을 뿜어낸다. 감독이 초반에 던져놓은 여러 대사와 장치들이 한 곳으로 모이면서 기적이 일어난 것 같은 환상을 맛보게 한다.
 `개인에 대한 생각에 몰입하지 말고 세계나 음악처럼 더 큰 것을 생각해보라’는 아빠의 말은 마침내 코이치의 마음속에서 기적을 일으킨다.
 두 주인공 형제는 실제로 형제들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전국을 다니며 오디션을 한 끝에 이 보석같은 배우들을 발견하고 시나리오까지 수정했다고 한다.
 이들의 얼굴을 가만히 비추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많은 말을 하는 듯하다. 이 아이들을 보는 재미에 두 시간이 넘는 관람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고레에다 감독은 아이들의 연기를 이끌어내는 데 천재적인 감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한다. 아빠 역할로 나온 오다기리 죠의 연기도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다.
 12월 22일 개봉. 상영시간 128분.  연합
 
 
 
 추천DVD  `아무도 모른다’
 
실화 바탕…日아동 방치 사건 다뤄
 
버림받은 네 아이의 비참한 현실 차분히 담아
쿨한 화면 불행한 상황과 웃는 아이들 모습 대비
관객들 가슴이 턱 막힐 듯한 감동 전해줘

연기경험 전무한 네 아역배우 신인답지 않는 연기 보여줘
14살의 야기라 유야 역대 최연소 칸 남우주연상 `화제’

 
 거대도시 도쿄의 한 작은 아파트에 젊은 여자와 네 아이가 이사를 온다.
 여자는 아이들의 엄마. 아이들의 아버지는 각각 다른 사람(혹은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기도 한다)이다.
 다섯 식구면서도 집주인에게 엄마는 큰아들 아키라와 둘만 사는 것이라고 둘러댄다. 홀어머니와 네 자녀, 이들은 평범치 않은 가족 구성에 부담을 느낀 예전 집주인에게 쫓겨나던 참이다.
 집 밖을 마음대로 나설 수 있는 사람은 엄마와 아키라 둘뿐이다. 나머지 세 명의 존재에 대해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는’ 셈이다.
 `원더풀 라이프’로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아무도 모른다’가 4월 1일부터 한국 관객을 만난다. 영화는 남자 주인공 야기라 유야가 2004년 14살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되며 세계적인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결국 화면 속에는 버림받은 네 아이의 비참한 생활이 담겨 있지만 감독의 말투는 의외로 차분하다. 영화는 아이를 버린 엄마에게, 혹은 세상을 이렇게 만들어버린 시스템에 대해 화살을 돌리는 식의 상투성을 넘어서고 있다. 감독의 카메라는 희망과 절망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위태롭게 웃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담히 좇아간다.
 툭하면 술에 취해 밤늦게 집에 돌아오지만 아이들에게 엄마는 항상 보고 싶은 존재다. 각기 다른 아버지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주정도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얘깃거리. 삶은 우울하기보다 신나는 것, 나름대로 행복한 생활이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는 아키라에게 “새로운 남자가 생겼다”고 고백한다. 더 큰 집에서 살 수 있다는 말도, 안 다니던 학교도 다닐 수 있다는 얘기도 덤덤히 늘어놓지만, 며칠 후 엄마는 만엔짜리 지폐 20장과 “한동안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편지 한 장만을 남겨두고 사라진다.
 여전히 밝은 표정이지만, 이제 남매는 엄마 없이 살아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세상은 무관심한 듯,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가고 있지만 생활비는 점점 떨어져가고,집에는 쓰레기가 쌓여가며, 전기도 수도도 차례로 끊긴다.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연출의 차분함에 있다. `쿨’한 화면은 불행한 상황과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대비시키며 끊임없이 관객을 `괴롭히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나름대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보다 상황이 비극으로 흘러갈수록 카메라는 아이들로부터 주변의 사람들에게 한눈을 팔기 시작한다. 가슴이 턱 막힐 듯한 감동을 전해 주는 것은 관객을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면서도 냉정함을 유지하는 영화의 어조 덕분이다.
 다른 수훈갑들은 아역배우들이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네 배우들은 천진함 속의 슬픔과 절망 속의 희망을 아역답지 않게, 신인답지 않게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관객은 극장문을 나선 후에도 아이들의 모습이 좀처럼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된다.
 상영시간 140분. 전체관람가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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