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22일 “그동안 일반 국민과 다른 (국회의원의) 특권을 하나하나 내려놔야 한다”며 “의원 외교를 나갈 때 비행기 이코노미석(席)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 소속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의원이 행사하던 기득권과 특권을 포기하는 작은 실천을 지금 바로 나부터 시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제게 지급된 당 법인카드의 (지출) 내역을 전부 공개하겠다”면서 “또 이 시간 이후부터 (정부 기관 등으로부터) 화환을 일절 받지 않는 것으로 하자”고 했다. 차량 역시 고급 세단 대신 연비 효율이 좋은 차량을 이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지난 13~16일 의원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하면서 이코노미 항공석을 이용했다. 김 대표의 국회의원특권 내려놓기는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웬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정무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올해 해외국감에서 `비즈니스 항공석’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무성 대표의 “이코노미 항공석을 이용하겠다”는 약속이 공염불이 되고 만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 새누리당 하는 일이 모두 다 그래왔지 않았나.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외교통일위원회와 정무위뿐이 아니다. 다른 상임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도 국정감사 해외 출장에서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 국회의원의 이코노미 석 이용은 누가 강요한 게 아니다. 새누리당 김 대표와 소속의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의한 것이다. 그런데 며칠 되지도 않아 버젓이 비즈니스석에서 거드름을 피운 새누리당 의원들은 밉상의 표본이다.
뿐만 아니라 김 대표와 동시에 중국을 방문한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베이징에서 뮤지컬을 관람했다.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애초부터 “의원 외교를 나갈 때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이용해야 한다”는 말이나 하지 않았으면 좋을 뻔 했다.
특히 김무성 대표의 경우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을 소지가 많 다. 비즈니스석과 고급세단 이용 자제는 어려운 경제로 힘들어 하는 서민들과 고통을 함께하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그런데 그는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이 봇물처럼 터져나올 것”이라고 개헌론에 불을 붙였다. 국회에 산적한 민생경제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보다 권력을 나눠 갖는 개헌에 목을 맨 인상을 줬다. 김 대표가 진정 이코노미석을 타려면 민생경제에 올인하는 모습부터 보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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