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개에게 쫓기는 닭은 지붕 위로 날아오르면 살길이 열린다. 높은 지붕이 아니라도 개가 뛰어오르지 못할 높이면 충분하다. 그래서 생긴 말이 ‘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기’ 인가 보다. 닭과 소는 쫓고 쫓길 까닭조차 없다. 그저 무덤덤한 관계다. 그래서 ‘닭 소 보듯- 소 닭 보듯’한다.
닭은 꿩과이고, 오리는 오리과로 나뉜다. 굳이 촌수를 가린다면 어찌 될까? 사돈의 8촌도 안 될지도 모르는 판인데 부질없는 상상이다. 분류야 어찌됐건 집짐승으로서 받는 처우는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그러면서도 닭과 오리를 동렬에 세우지 않는 언어습관을 버리지도 않는다. ‘닭 잡아 먹고 오리 발 내민다’고 한다. 이 속담대로라면 닭은 올곧은 짐승인 반면 오리는 사기행각의 도구인 꼴이다.
이번 AI는 희한하다 싶었다. 종래와는 달리 닭보다는 오리가 공략 대상인 듯 싶어서였다. 오리는 닭보다 훨씬 튼튼하다. 그런데도 오리가 맥을 못추는 게 이상하다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마침내 ‘AI 본색’이 드러났다. 충북 음성군 맹동면의 한 농가에서 닭이 무더기로 죽어나갔다. 충북에서 닭이 감염된 사례는 처음이라고 한다. 경북은 아직 AI 의 공격 목표는 아니다. 때문에 더욱 긴장하고 있다. 며칠 전 봉화에서는 음성으로 판정된 오리새끼들을 매몰해버리고 말았다. 충북에서 들어온 것이라는 게 사형집행의 이유였다. 이렇게 철저히 대비해도 낙동강 철새 떼는 두려운 존재다. 이번 H5N6형 바이러스는 중국·홍콩 유형과는 또 다른 변종이라고 하니 더욱 그렇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